지난해 3만 8천명, 퇴직연금 깨서 집 샀다

입력 2025-12-15 18:36
수정 2025-12-15 18:38
<기자>

초고령화 사회, 퇴직연금이 국민연금과 함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든든한 보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2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노후 준비 보다는 당장 쓸 돈이 필요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퇴직연금을 중도에 꺼내 쓴 인원은 지난해 6만 7천여명으로 1년 전보다 4% 이상 증가했고요. 중도인출 금액도 3조원으로 1년 새 12% 늘어났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집을 사려고 연금을 당겨 쓴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주거 임차(25.5%), 회생 절차(13.1%) 순이었습니다.

특히 주택 구입에 무려 3만 8천명이 1조8천억원을 중도 인출했는데요. 인원과 금액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입니다.

지난해엔 신생아 특례 대출 등으로 주택 매매가 늘어난 가운데, 부동산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까지 줄었죠.

상황이 이렇자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8명이 노후 종잣돈을 끌어와 집을 장만하거나 빌렸던 겁니다.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상품처럼 굴리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전체 적립액 중 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확정급여형, 'DB' 비중은 재작년보다 4%포인트 감소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고요.

반면 근로자가 직접 투자하는 확정기여형 ‘DC' 비중은 1%포인트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세액 공제 확대 등의 영향에 개인이 전 직장 퇴직금이나 여윳돈을 직접 굴리는 개인형 퇴직연금, IRP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요.

1년 새 가입자 수는 12% 가까이, 적립 금액도 30%나 급증했습니다.

또 운용방식별로도 원리금 보장형 비중은 1년 전보다 5.8%포인트 줄었고, 대신 실적배당형은 4.7%포인트 늘었는데요.

최근 5년 동안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보장형은 2.49%, 실적배당형은 4.77%로 1.9배 정도 차이가 나다 보니,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투자 성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