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3명 숨진 피격에 '격노'…트럼프 "보복"

입력 2025-12-14 07:47


시리아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2명과 통역사 1명 등 미국인 3명이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숨지면서, 중동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함께 야전 정찰에 나선 미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공격당해 교전이 벌어졌다.

공격자는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부상자들은 미군 헬기로 알탄프 미군기지로 이송됐다. 이 여파로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와 수도 다마스쿠스를 잇는 고속도로 통행이 한때 전면 차단됐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ISIS 소속 무장세력 1명이 매복 공격을 감행해 미군 2명과 민간인 통역사 1명이 사망하고 미군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션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희생자들이 'IS 격퇴 및 대테러 작전 지원'을 위해 주요 지도자 접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1년 만에 발생한 첫 미국인 사망 사례로, 미국과 시리아의 관계 정상화 및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안정화 전략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공격자가 시리아 내무부 산하 정부군 병사였으며, 최근 내무부 신원조사에서 '타크피리(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조직 성향)'로 의심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무부 대변인 누르 에딘 알바바는 "공격자는 정부군 내 고위직이 아니며, 사령관급 인사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군이 IS의 침투 가능성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미군 등 국제연합군에 사전 경고를 전달했지만 무시당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CJTF-OIR)은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IS 잔존 세력 소탕 작전을 벌여왔지만, 이번 사태로 연합 작전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리아는 지난해 12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임시정부를 출범시키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10여 년 넘게 내전 속에서 성장한 다수의 무장조직이 아직 완전히 통합되지 못한 데다, 지역·종파 갈등이 남아 내부 불안이 여전하다.

사건 발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공격은 미국과 시리아를 겨냥한 ISIS의 소행"이라며 "매우 강력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미국인을 겨냥한다면 끝까지 추적해 제거하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올렸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던 중동 안정화 구상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 전쟁의 종전 중재를 추진하며 미군 개입 최소화와 지역 안정화 계획을 내세웠지만, 이번 미군 사망 사태로 대중동 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