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불영어' 의아…영어 본고장서도 '절레절레'

입력 2025-12-13 19:33
수정 2025-12-13 20:29


한국 수능 영어가 영어 본고장인 영국 언론에서 '풀어보라'며 직접 문제까지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 시험의 난도가 과도했다는 비판과 함께 한국식 입시 경쟁에 대한 우려도 함께 조명됐다.

영국 BBC는 12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한국 수능 영어 영역이 '악명이 높다'고 전하며, 일부 한국 수험생들이 이를 고대 문자 해독에 비유하거나 '미쳤다'고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BBC는 올해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소재로 한 34번 문항과 비디오 게임 용어를 다룬 39번 문항을 그대로 실었다.

BBC는 한국 학생들이 70분 동안 45문항을 풀어야 하고,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이 3%대로 지난해 약 6%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수능이 약 8시간에 걸친 마라톤 시험으로, 대학 진학뿐 아니라 향후 취업·소득·인간관계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당신은 한국의 '미친' 대학 입학 영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수능 영어 34·35·39번 문제를 지면에 그대로 실었다.

영국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 한국 수능 문제를 풀어보게 하면서 한국 입시 영어가 평소에도 어렵지만 올해는 유독 'too much'였다는 한국 내 반응을 함께 전했다.

기사 댓글에는 "이 대학 입학시험은 왜 한국에는 삼성이 있고, 영국에는 스타머(현 총리)와 '스트릭틀리'(Strictly·유명 예능 프로그램)가 있는지를 설명할 수도 있겠네"라는 식의 풍자성 반응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또 "오늘날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입학시험 문제 유형과 매우 비슷하다"", "모국어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첫번째 문제(39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가디언은 이번 수능 영어 고난도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임한 소식을 전하며, 수능이 한국에서 명문대 진학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 상승, 경제적 안정, 나아가 '좋은 결혼'으로 이어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이 받는 극심한 압박이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우울증과 연결된다는 지적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24번 문항에 등장한 합성어 'culturtainment'가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을 줬고, 이 용어를 만든 학자 본인조차 해당 문제의 난해함을 인정했다는 대목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