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주연 이병헌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연기"라는 극찬을 보냈다.
NYT의 영화·대중문화 평론가인 웨슬리 모리스는 10일(현지시간) '올해 주목할만한 광기·퇴폐 연기'라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각 영화에서 화제의 연기를 보여준 배우 20여명을 선정하면서 이병헌의 이름도 올렸다.
모리스는 이병헌의 '만수' 역을 조명했다. 회사에서 해고된 후 경쟁자들을 살해하는 인물을 "절박함에 꼭두각시가 된 인간"으로 생생히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병헌이 도덕적·상황적 긴박감 속에 코미디와 비극을 동시에 소화한 점을 높이 샀다. 박찬욱 영화 특유의 희·비극 공존과 윤리적 딜레마라는 난제 앞에서 이병헌이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모리스는 이병헌을 미국 명배우 잭 레먼과 비교하며 "사이코패스 잭 레먼의 탄생을 믿기 어렵다"고 썼다. 잭 레먼이 196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착하고 성실한 중년 가장이라는 인물상을 그려냈다면, 이병헌은 일상성 안에 잠재된 사이코패스적 뒤틀림과 광기까지 표현해냈다는 것이다.
이번 평가는 제83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병헌에게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NYT 같은 영향력 있는 매체의 호평은 할리우드 외신기자단의 투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