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이 미국 포드와의 합작 법인 체제를 끝내기로 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공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인데, 실제 영향이 어떨지 취재 기자와 살펴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간단하게 말해서 전기차가 잘 안 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온과 포드는 2022년 각각 57억달러, 우리돈 8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 3개를 만들기로 했죠.
목적은 포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고요.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크게 위축됐죠.
결국 포드의 전기차가 생각보다 잘 안 팔리게 된 겁니다.
실제로 올해에만 전기차 부문에서 50억달러, 약 7조4,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지분 5:5 합작 법인이었지만 여기서 생산한 배터리를 누가, 얼마나 사주냐는 또 별도의 계약이거든요.
SK온과 포드 사이에는 최소 구매 물량을 보장해 주는 계약이 있었고요.
포드가 이 물량마저 가져가지 못해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던 상황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포드 입장에서 SK온에 줘야하는 보상금이 사라졌지만 SK온이 얻는 게 있나요?
<기자>
SK온 역시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SK온 부채 비율은 200%에 달합니다. 같은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125%), 삼성SDI(80%) 보다 높죠.
SK온과 포드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 부채가 SK온 연결 재무제표에 전액 반영되고 있거든요.
연결 부채가 12조원 수준인데요. 이게 절반인 6조원으로 줄어듭니다.
연 5% 수준 이자율을 감안하면 연간 3,000억원의 이자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 법인 공장은 테네시 주에 1개, 켄터키 주에 2개입니다. 현재 켄터키 1공장만 가동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내년 가동을 앞둔 테네시주 공장 1개를 SK온이 가져가는데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SK온이 모두 받게 됩니다.
여기에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인데요.
미국에서 전기차는 잘 안팔리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ESS 수요는 급증하고 있죠.
포드 외에 다른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 현지에서 생산 체계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앵커>
SK온이 재무 부담이 줄면 SK이노베이션에게도 긍정적인 거 아닙니까.
<기자>
단기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 부채가 5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입니다.
삼성증권은 "SK온의 재무 악화를 감안할 때 중장기 전략 관점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연결 실적에서 자산 10조원 및 부채 5조5,000억원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까지 부채를 8조원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총 부채는 75조원 수준인데요. 이자 비용을 만드는 차입금이 50조원에 달합니다.
이런 탓에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죠.
가장 큰 리스크가 배터리입니다. SK온은 2021년 10월 분사 이후 4년 연속 적자였습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추가로 자산을 조정하는 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SK온은 지난달에도 중국 배터리 업체 EVE에너지와의 합작을 청산했습니다.
실제로 SK온 정상화를 위해서 배터리 수요 회복을 기다리는 것보다 생산 능력을 감축하는 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SK온 디스카운트'가 사라지면 SK이노베이션 재평가도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