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차티스트' 장영한 대표가 말하는 매도의 기술 [와우아카데미]

입력 2025-12-11 17:16
뉴스 보지 말고 '선'을 그어라 흔들리는 장세 이기는 차트의 법칙 AI 전력망 수혜주 집중…"운 아닌 확률 싸움해야" 30년 차트 분석 노하우 <와우아카데미>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내년 증시에 대한 '강세장' 전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30년 넘게 주식 시장을 누벼온 장영한 로셈트레이딩아카데미 대표는 "미국 증시의 우상향 흐름에 동조화되며 코스피가 5000포인트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과감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매크로 변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AI 전력 인프라' 등 확실한 주도 섹터에 집중하고, 뉴스 대신 차트의 흐름을 읽는 '확률 싸움'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년 성공 투자를 위한 그의 시장 전망과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장영한 대표는 한국경제TV의 경제·금융 교육 플랫폼 <와우아카데미>에서 그의 30년 주식 투자 노하우가 담긴 '당장 써먹는 매수 타이밍 실전 활용법'강의를 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Q. 외환으로 투자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고환율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데, 내년 환율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원·달러 환율을 유심히 보고 헤지(Hedge)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4000를 넘어간 상황이라면 환율은 1400원 밑에 있어야 정상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국면인데 환율이 안 떨어지는 건 시장의 불안감 때문이겠죠. 하지만 1500원을 넘길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럴 확률은 낮다고 봅니다. 현재는 일시적인 오버슈팅 상태이고,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원화 강세(환율 하락) 쪽으로 안정화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Q.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나. 코스피, 코스닥, 미국 증시가 우상향 할 것으로 보나

"국내 주식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조정을 충분히 받았다고 봅니다. 저는 '종목 고를 자신 없으면 코스피 200 ETF 사서 묻어둬라'고 조언합니다. 지수가 5000까지 간다면 일시적으로 오버슈팅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 시장을 보면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 했습니다. 전 세계 부의 50%가 미국 주식에 들어가 있는데 그게 무너지게 놔둘까요? 어떻게든 부양책을 써서 올릴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장도 동조화되어 5000 포인트 혹은 그 이상 갈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Q. 한국과 미국 중 내년에는 어디가 더 오름폭이 클까

"저는 원래 매수 추천을 잘 안 하지만, 코로나 때는 '한국 주식 팔고 미국 주식 사라'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한국 반, 미국 반 포트폴리오를 추천합니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우량주, 그리고 미국의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대형 우량주에 묻어두면 6개월~1년 뒤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Q. 눈여겨 보는 업종이나 섹터가 있다면



"이미 많이 오른 조선, 방산, 반도체는 조정 시 매수 관점이고, 아직 덜 오른 섹터로는 AI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 산업을 봅니다.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데,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전력 설비가 30~50년 되어 노후화되었습니다.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하려면 전력망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해야 합니다. 이쪽 산업은 꾸준히 갈 확률이 높습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에서도 큰 종목들은 수혜를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소·부·장보다는 전력 인프라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최근 코스닥 부양책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효성이 있을까



"부양책을 쓰더라도 코스닥 전체가 살지는 않을 겁니다. 코스닥150에 속한 우량주 위주로 옥석 가리기(차별화)가 진행될 겁니다. 정부가 돈을 푼다고 경쟁력 없는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는 건 아니니까요. 자생력 있는 기업들만 갈 것입니다."

Q. 이번에 <와우아카데미>에서 강의를 준비 중이다. 강의를 소개하기 앞서 본인의 소개를 해달라

"저는 1990년부터 해외 선물과 외환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투자를 하다 보니 뉴스를 보고 매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금 가격이 올랐는데 1~2분 뒤에야 로이터 통신에 뉴스가 뜹니다. 1994~1995년 당시에는 HTS도 없었고, 블룸버그나 로이터 단말기밖에 없었거든요. 제가 LG선물에서 근무할 때 그걸 보고 돈을 벌어보려 했지만 잘 안 되더군요. 가격은 이미 올랐는데, 1~2분 뒤에야 '칠레 금광이 폐쇄됐다'는 뉴스가 나오는 식이죠. 그래서 뉴스를 보고 매매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선물 시장의 다양한 종목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골드, 실버, 동, 도이치 마르크(외환) 등을 보다 보니, 주식 시장은 300~400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컴퓨터가 나온 건 40년밖에 안 됐잖아요? 그렇다면 지난 350년 동안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투자했을까요? 100년 전 사람들도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싶어 했을 텐데 말이죠. 결국 그들은 차트 연구를 했던 겁니다. 일일이 손으로 추세선을 긋고 분석했죠. 300년 동안 쌓여온 가격 분석 노하우에 답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옛날 사람들도 바보가 아니니,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돈을 벌기 위해 연구한 자료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40년 전만 해도 가치 투자라는 개념은 잘 몰랐습니다."



Q. 인터넷이 없었서 정보가 공유 안됐을 뿐, 가격 오르내림에 대한 분석은 과거에도 있었다는 얘기다



"맞습니다. 그래서 차트를 연구한 사람들은 이미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진 뒤에 뉴스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오르기 전에 어떤 징후가 있을 때 매수해야 하는지를 확률 게임으로 접근했습니다. 추세선을 긋고, 수평 저항선을 그리면서 나름의 확률 체계를 정립했던 것이죠. 종목별로 추세선을 다 그려보는 겁니다. 종합주가지수도 마찬가지고요. 이번 한국경제TV 와우아카데미 강의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추세선 긋는 법을 강조할 예정인데, 사실 이것만으로도 매수 타점이나 종목 선정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펀드 매니저들도 차트를 볼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증권사, 자산운용사, 한국은행, 금융연수원 등에서 강의를 해보면, 기업 분석이나 정보 분석은 잘해도 차트 분석을 통해 '싼 지점'을 찾아내는 능력은 부족하더군요.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이 막 오르면 눈이 빨개져서 따라 삽니다. 그러다 자기가 산 가격에서 10~20% 오르면 욕심 때문에 팔지 못하고, 결국 물리는 패턴을 반복하죠. 저는 차트 분석을 통해 상승 확률이 높은 징후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런 기술적 분석을 알게되면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지점에서 진입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의 핵심은 매수가 아니라 '매도'입니다. 1만원에 사서 1만 3천원에 팔고 나오면 수익인데, 1만 5천원까지 갔던 기억 때문에 욕심을 부리다 못 팝니다. 결국 5천원, 4천원이 돼서야 나오게 되죠. 이 욕심을 절제하는 것을 배우고 훈련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이 돈을 못 버는 이유는 매도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Q. 종목은 잘 고르는데, 매도를 잘 못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주식 전문가들이 종목도 잘 골라줍니다. 하지만 다들 제때 이익 실현을 안 합니다. 주식 투자의 완성은 매도를 통해 현금화하는 것인데, 30~40% 수익이 났는데도 꿈만 꾸다가 다 토해내죠. 기술적 분석을 통해 지지선과 저항선을 알게 되면 '확률'을 느끼게 됩니다. 차트 분석이 앞날을 예언하는 건 아닙니다. 정보나 뉴스도 마찬가지죠. 다만 지지·저항선을 미리 파악하면, '여기선 확률적으로 더 가기 힘드니 절반은 팔아 챙기자'는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1만원에 사서 1만 3천원이 되면 절반은 팔고, 나머지는 본전인 1만원에 매도를 걸어두는 식이죠. 그러면 주가가 떨어져도 챙길 건 챙기고 나올 수 있습니다."

Q. 매물대, 저항선, 각종 이동평균선 등 지표가 많지 않나. 그 중에서도 '이것만은 정말 중요하다'라고 꼽는 지표가 있다면



"첫 번째는 추세선입니다. 여전히 보조지표 없이 직접 추세선을 그으며 매매하는 트레이더들이 많습니다. 수백 년 동안 트레이더들이 추세선을 그은 이유는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지점을 알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컴퓨터가 나오면서 추세선이 변형된 것이 이동평균선인데, 그중에서 150일선과 300일선이 확률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유용합니다.

제가 좋다고 하니까 무작정 돈을 태우지 말고, 기자님도 직접 확인을 해보셔야 합니다. 미국 주식이든 한국 주식이든 수십, 수백 개 종목의 차트에 150일, 300일 선을 설정해서 10년 치를 돌려보세요. 상승 추세에서 이 선들이 지지선으로 얼마나 잘 작용하는지 확인하면 답이 나옵니다. 10번 중에 5번 이상 맞는다, 이런 학습이 되면 깨질 때는 작게 깨지고, 벌 때는 많이 벌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예측을 잘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닙니다.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 깨지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시장이 기회를 줄 때 돈을 버는 것이죠."

Q. 150일, 300일선을 주요 지표로 언급했는데, 너무 긴 추세선이 아닌가



"아닙니다. 저는 추세를 월봉으로, 즉 10년 이상의 큰 흐름으로 판단합니다. 150일, 300일 선을 설정해두고 과거 차트를 복기해 보면 그 유용성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강조하는 것보다 본인이 직접 확인해 보는 게 빠릅니다."

Q. 이번 강의가 10강 넘게 구성돼 있는데, 이번 와우아카데미에서 특히 공들여 준비하신 챕터가 있나



"온라인 강의를 눈으로 보기만 해서는 절대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온라인 강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1~2번 정도 오프라인 모임을 열어 훈련을 시켜드리려 합니다. 직접 노트북을 가져오게 해서 제가 그리는 것을 보여주고, 본인이 어떻게 그리는지 교정해 주는 시간이죠. 150일 이평선 활용법도 마찬가지죠. 하루 만에 반등하는 경우, 2~3일 걸리는 경우 등 다양한 케이스를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Q. 이번 강의에 '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으로 알고 있다. 그 원리가 궁금하다



"페어 트레이딩은 진자 운동(시계추) 원리와 같습니다. 시계추가 왔다 갔다 하지만 결국 중간 지점을 거치죠. 예를 들어 현대차와 기아는 같은 자동차 산업군이고 형제 기업이니 주가 방향성이 다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두 주식의 가격 차이(스프레드)는 매일 변합니다. 어떤 때는 차이가 20만원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5만원으로 좁혀지기도 하죠. 방향성은 같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이 두 종목의 가격 차이가 벌어졌을 때 진입해서, 좁혀질 때 수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하나는 매수(Long)하고 하나는 매도(Short)해서 스프레드가 벌어졌을 때 진입하고 좁혀졌을 때 청산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지수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지수가 폭락할 때 더 빛을 발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수 포지션만 있으면 하락장에서 손실만 보지만, 이 전략은 한쪽을 매도해 놨기 때문에 시장이 떨어질 때 매도 포지션에서 수익이 납니다. 보통 하락 속도가 상승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매도 쪽 수익이 매수 쪽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내년 투자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남긴다면



"제가 차트를 보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추세선 긋는 법부터 공부하시라는 겁니다. 주식 투자는 도박이나 운이 아닙니다. 앞으로 30~40년 동안 투자를 할 텐데 운에 맡길 수는 없잖아요. 투자를 '확률 싸움'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면 돈을 덜 잃고, 벌 때는 확실히 벌 수 있습니다. 가치 투자를 하든 무엇을 하든 결국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합니다. 지지선과 저항선을 파악해서 확률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신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수익률을 거두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장영한 대표는 現)로셈트레이딩아카데미 원장 現)한국경제TV 와우아카데미 강사 現) 강의 이력: 현대증권 연수원, 신한금융투자FICC, 국민은행 자금부, 외환은행 펀드매니저 등 前) 애드먼투자자문 대표이사 前) 한국은행 객원 강사 前) 선물협회 객원 강사 前) 한국경제신문 주식투자과정 강사 前) KR 선물 해외 담당 본부장 前) LG 선물 외환 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