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1월28일~12월4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8억2천달러(약 1조1천770억원)가량 순매수 결제했다.
직전주(11월21~27일) 15억1천만 달러 규모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달러 매수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주식 선호는 여전히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세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미국 단기채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을 이동하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지난 1~4일 미국 종목별 순매수 결제 순위를 보면 지난달에 이어 1위를 차지한 알파벳에 이어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가 2위를 차지했다.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는 미국 내 상장된 대표 미국 단기채 ETF로, 잔여 만기 3개월 이하의 미국 국채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달 나흘간 순매수 결제 금액은 6천613만달러(약 972억9천만원)로, 지난달 24~30일 2천436만달러(약 358억4천만원)로 순위 20번째에 머물던 상품이 이달 들어 매수세가 크게 유입된 것이다.
한편 증시에서 '빚투'(빚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원대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지난달 7일 26조원 대로 진입한 뒤 20일에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26조8천471억원)를 기록했다.
이후 다소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3일까지 26조원대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시장 변동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서도, 적극적 투자 심리가 크게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