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 이긴 일반고 재학생들…교육계 '울림'

입력 2025-12-06 07:42
수정 2025-12-06 07:52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말이 나오는 올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응시생은 전국에서 단 5명뿐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만점자 5명 중 4명은 재학생이고 1명은 졸업생(서울과학고 졸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명, 전북 1명, 광주 1명이다.

특히 서울 지역(자사고 세화고·일반고 광남고)뿐 아니라 지방 일반고에서도 만점자가 2명(전주 한일고·광주 서석고)이나 나와 교육계에 울림을 주고 있다.

전북에서는 2018년에 이어 8년 만에 수능 만점자가 나와 환호하는 분위기다.

전주 한일고 이하진 군은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요즘은 EBS 강의나 인터넷 강의도 잘 돼 있고 좋은 수능 문제집도 (서울과 차별 없이) 많이 나와 있다"며 지방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교육과 관련해서도 "올 한해 3개월 동안 (학교 근처의) 수학학원에 다닌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만점을 받은 비결에 대해서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공부와 충분한 휴식을 꼽았다.

이 군은 "문제를 풀면서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여러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기도 하고, 문제에서 직접 묻지 않은 것도 생각해서 풀어보기도 하고, 비슷한 문제를 직접 만들어 풀어보기도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 군은 이어 "부모님께서 어려서부터 독서를 강조해 항상 책을 가까이했고, 휴대전화도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처음 샀다"며 "독서가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의 성적을 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군은 "중학교 때는 전교 15∼25등, 고등학교 입학 성적은 교내 36등으로 최상위권은 아니었다"며 후배들에게 "국어·영어·수학 실력만 탄탄히 갖춰놓으면 얼마든지 만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광주에서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서석고 3학년 1반에서는 만점을 받은 최장우 군이 교사와 친구들의 축하 속에 성적표를 확인했다.

만점 비결에 대해 최 군은 "항상 '미리 생각해 두자'를 원칙으로 삼았다"며 "플래너에 세운 계획을 실천하고, 그 결과를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효율적인 공부 루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과목별 공부법도 구체적이었다.

그는 "국어는 초·중학교 때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텍스트를 빠르게 이해하는 힘이 생겼다"며 "수학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할 정도로 선행은 거의 하지 않았고, 문제풀이 기술보다 개념의 근본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사교육 경험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까지 국어·수학 학원을 다녔고, 고등학교에서는 2학년부터 3학년 1학기까지 수학 학원에 다녔다"고 했다.

최 군은 광주학생의회 의장과 전교회장을 맡았다. 그는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고 토론하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시험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진구 광남고의 왕정건 군은 '강남 3구' 등 유명 학군지도 아니고 특목·자사고도 아닌 공립 일반고 소속으로 만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광남고는 전국 공립 일반고 중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고교 진학 무렵 특목·자사고에는 아예 원서조차 내지 않았다는 왕군이 광남고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통학 거리였다고 한다.

왕 군은 "후배들에게 학교 수업 때 자지만 않으면 좋은 결과 낼 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워낙 좋은 학교다 보니 수업만 들어도 수능과 내신 모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왕 군 역시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무게중심을 둔 건 학원이나 과외가 아닌 공교육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부하는 데 딱히 요령도 없었던 것 같다"면서 "따로 공부 시간을 정해놓지 않았고, 하고 싶을 때나 할 수 있을 때 공부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과목만 계속 공부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럴 때면 다른 과목을 공부했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