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흔들렸던 외환시장. 1년이 지났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70원대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 상승세의 주 요인으로 서학개미가 지목된데 대한 갑론을박도 뜨거운데요. 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환율도 여전히 1,470원대 안팎이네요.
<기자>
네, 오늘은 미국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달러는 약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주간거래 기준 종가는 전일 보다 0.4원 내린 1,468원인데요.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약발은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1년 전,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화가치가 급락하며 환율이 1,440원까지 치솟았었죠.
이후 탄핵 국면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환율은 한동안 1,400원대에 머물렀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엔 잠시 안정되는 듯했지만, 다시 오름세로 전환해 최근엔 1,450원대 위로 올라선 상황입니다.
올해 들어 오늘까지 연 평균 환율은 1,418원. 작년 1,364원보다 50원 넘게 높습니다.
기존 최고치는 외환위기 당시 1,395원 정도인데요. 연말까지 1,400원대 환율이 유지된다면 연 평균 환율이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하게 됩니다.
<앵커>
최근엔 환율 상승 원인을 두고 논쟁도 많죠. 특히 이창용 총재가 ‘서학개미’를 지목하면서 불이 붙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고환율에 대해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고, 그 흐름을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특히 서학개미가 주도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청년층이 ‘쿨하다’며 해외투자를 한다, 유행처럼 번지는 건 우려된다"고도 말했죠.
반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오죽하면 청년들이 해외투자를 하겠느냐"며 서학개미에 대한 공감을 표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환율이 오르는 게 서학개미 영향이라는 점을 부정하진 않았습니다.
이 같은 당국의 시선에 해외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일기도 했는데요.
실제 수치를 보면, 올해 11월까지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순매수액은 305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치의 3배 수준입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10월까지 숫자가 확인 가능한데요. 8.8억 달러 순매수에 불과합니다.
올해 달러 수급 시장에서 서학개미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숫자만 보면 서학개미들이 억울해 할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기자>
네, 보시는 거처럼 서학개미의 영향력이 분명했던 건 사실이지만,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일반정부(국민연금)의 해외주식투자는 전년 대비 92% 증가, 비금융기업(개인 포함)은 74%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일반정부는 국민연금, 비금융기업은 개인투자자로 보면 되는데요.
단순 금액만 놓고 봐도 국민연금이 개인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매수한 거고요.
여기에 한·미 금리차 문제도 환율을 밀어올리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현재 1.5%p 낮은 데요. 이 같은 금리 역전은 40개월째, 역대 최장 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 기업들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플레이어인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출기업들도 당분간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하며 필요한 원화 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달러 환전은 미루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말경, 5대 은행의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538억 달러(79조 원)로 10월보다 21% 급증했습니다.
달러 예금은 환율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고요. 게다가 미국 기준금리를 따라 적용 금리도 높아 원화보다 이자 메리트도 큽니다.
기업들이 대미 투자도 확대되는 데다, 환율 불확실성도 커지며 차익 실현보단 달러를 쌓아두기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정부의 각종 안정화 조치에도 시장엔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여전하다는 거네요.
서학개미에 대한 압박만으로 환율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일 수도 있겠습니다. 네. 잘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홍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