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천명 넘었다"…아시아 덮친 괴물 폭우 '비상'

입력 2025-12-02 14:55
수정 2025-12-02 15:53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태국 등 아시아 여러 지역에 최근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면서 1천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우 강도가 높아진 데다, 장기간의 난개발과 취약한 재난 대응 체계가 더해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폭우가 내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지역 3개 주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604명이 숨지고 464명이 실종됐다.

남아시아 국가인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도 홍수와 산사태로 366명이 숨지고 367명이 실종된 상태다.

태국 일부 남부 지역에는 300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176명이 사망했고, 인근 말레이시아 7개 주에서도 홍수로 2명이 숨지고 3만4천명가량이 대피했다.

이들 4개국에서 지금까지 사망자 수만 1천100명을 넘었고, 아직 실종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광범위한 아시아 지역에서 폭우가 내린 이유는 여러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이 몬순(monsoon) 우기와 맞물려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이클론 '세냐르'는 적도 바로 위인 믈라카 해협에서 형성돼 인도네시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적도 인근에서는 지구 자전에 따른 회전력이 약해 사이클론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지만, 최근에는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 같은 예외적 현상이 자주 관측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번 사이클론이 드문 현상이라면서도 최근 5년 동안 사이클론 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온실가스가 대기권 내 열을 가두고, 이에 따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사이클론이 더 빠르게 형성되고 강도도 세졌다고 분석했다.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로 잠재적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우기 때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는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도 홍수와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사타야 부미'는 특히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북수마트라주에서 광범위한 벌목과 토지 개간으로 산림이 훼손됐고, 지반이 비를 저장하는 능력이 크게 줄었다고 꼬집었다.

스리랑카의 경우 국가 부도 사태 이후 긴축 재정이 지속되면서 댐·제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기후대기센터 소속 에르마 율리하스틴 교수는 "기후변화가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며 현재 벌어지는 재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고 맞춤형 재해 조기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