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히잡 女복서' 프로 데뷔전…승리도 챙겨

입력 2025-11-27 19:23


세계 프로복싱 사상 최초로 히잡을 착용한 여성 복서가 프로 데뷔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개막한 제2회 국제복싱챔피언십(IBC) 대회 첫날 여성 밴텀급으로 출전한 독일 국적 레바논계 선수 제이나 나사르(27)와 태국 출신 카노콴 위룬팟 선수가 라운드당 2분씩 6라운드 경기를 벌였다.

나사르는 머리와 팔다리를 덮는 히잡 겸 전신커버를 착용했다. 이 히잡 겸 전신커버는 검은색으로, 머리에 밀착되는 후드 스타일이다.

여기에는 그를 2017년부터 후원해온 나이키의 로고가 흰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가 입은 자주색 바탕의 경기복 중 상의 앞부분에는 흰 글씨로 '더 무슬림 미시즈'(THE MUSLIM MISSES)라는 문구가 박혀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심판 3명의 채점 카드에 적힌 점수는 60대 54로 동일했고, 이에 따라 만장일치로 나사르의 판정승이 선언됐다.

경기 전에 나사르가 BBC 스포츠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베를린에 살던 13살 때 복서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체육관에 등록해 복싱 훈련을 했다. 히잡을 쓰고 팔다리의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긴팔 옷을 입었지만, 당시 독일 아마추어 권투 규정상 이런 차림으로는 경기 출전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후 14살이 됐을 때 긴팔 옷과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를 착용하고 권투경기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도록 하는 데에 성공해 대회에 나갈 수 있었고, 베를린 챔피언에 이어 독일 챔피언이 됐다.

그러나 국제경기에서는 아직 규정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19살이 될 때부터 국제 규정 변경 운동을 벌였다. 이런 노력으로 2019년 IBA는 히잡 금지 규정을 폐지했으며, 현재 올림픽 권투경기를 관장하고 있는 '월드복싱'도 히잡과 전신커버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Sports TV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