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김성호 이지스 대표는 "'디지털 트윈'을 일반 사용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고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내년 초엔 학생·연구자가 데이터를 올리면 자동으로 3차원(3D) 지도로 시각화되는 대중형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1년 설립된 이지스의 핵심 제품은 'XDCloud 디지털 어스'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올리면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로 구현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다. 실내 공간부터 도시, 국가, 지구 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규모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현재 사업 구조가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G'에 치중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지스의 최근 3년 간 매출 실적도 2024년에는 특정 3개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정부 정책과 예산집행 등 정부 행정 결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지스의 연결기준 2025년 반기 매출액은 85억 7,300만 원, 영업손실은 32억 6,900만 원이다. 8월 가결산 기준 영업손실은 43억 2,900만 원으로 더 커졌다.
이에 상장 후 핵심 전략으로 일회성 구축 사업에서 구독형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 계획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B2G 시장 매출 비중은 약 80%로, 이중 구독 매출이 약 15% 정도"라며 "내년에는 25%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구독은 매달 지출되는 형태로 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독 매출이 성장하면 B2G에 치중한 매출 구조의 문제점과 영업손실 부분은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2C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일반 사용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다. 2026년 연구자용 디지털 어스 플랫폼으로 민간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 후, 실시간 공간 데이터와 생성형 인공지능(AI)를 결합한 공간 인텔리전스 포털을 선보이며 개인 사용자층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내년 중으로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관광공사가 건물을 짓고 호텔 운영 사업자를 모집할 때 디지털 트윈 기술로 OTA 쪽을 제안해서 수주했다"며 "사용자가 호텔 예약 시 이지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실제 방에 들어간 것처럼 가상 체험을 하고 주변 인프라도 미리 볼 수 있어 원하는 방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지스는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BIM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검증(PoC)가 진행 중이며, 독일 우주항공청과는 유럽연합(EU) 데이터 주권 확보 프로젝트인 'Gaia-X'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20개국에 데이터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지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150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밴드는 1만 3천~1만 5천 원이며 총 공모금액은 195억~225억 원 규모다. 공모 자금은 국내 구축 및 구독 시장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B2C 시장 진출에 사용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12월 2~3일 일반청약을 거쳐 다음 달 상장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