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협의체 첫 가동...정부, 국민연금 동원하나

입력 2025-11-24 17:52
수정 2025-11-24 18:01
<앵커>

1,400원 중후반대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자, 정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비공개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 비중이 높아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김예원 기자!

<기자>

네, 외환당국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과 함께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첫 회의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4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국민연금 등과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열린 자리인데요.

정부의 구두개입성 발언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올라 1,480원에 근접했습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채권 매입에 따른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국민연금에 전략적 환헤지를 요청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해외자산의 일부를 매도해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방식인데요.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의 43.9%가 해외 자산인데요. 전략적 환헤지 시 최대 10%까지 헤지 집행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데요.

시장에서는 전략적 환헤지 발동 기준을 환율 1480원 선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연장도 검토 중입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600억 달러 이상을 해외 주식·채권 투자에 사용하기 위해 달러를 매입하고 있는데요.


이를 한국은행과 직접 거래하면 시장에서의 달러 수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650억 달러 한도의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고,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인데요.

계약이 연장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을 통해 환율 안정을 꾀한다면, 연금 수익성 저하와 환율 조작이라는 측면에선 또 다른 우려를 키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 정부가 연기금을 통한 환 개입을 지적한 것이 걸림돌로 꼽히는데요.

미 재무부는 올해 6월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연기금·국부펀드를 통한 시장 개입 가능성도 감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와프 연장이나 전략적 환헤지 동원이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국민연금을 환율 안정 수단에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 노후자산 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기본 원칙을 수익성에 두고 있죠. 정부 요청에 따른 환헤지는 기금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배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