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경제팀 핵심 인물들이 내년 경기 침체는 없다는 낙관론을 꺼내들었습니다.
최근 발표된 고용 데이터의 혼선과 각종 지표 발표 지연에도 물가 상승 위험 없이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당장 12월 금리 결정을 앞둔 연준의 정책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뉴욕 현지 연결합니다.
김종학 특파원, 오늘 트럼프 경제팀의 '투톱'이 말을 맞춘 것처럼 경제 청사진을 제시했다고요?
<기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NEC) 위원장이 마치 약속한 듯 시사 프로그램에 나와 똑같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들이 던진 핵심 메시지는 내년 경제에 대한 불안은 일시적인 것이고, 우려와 달리 역사상 최고의 해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주까지 인공지능 인프라에 투자한 기업과 사모펀드 등의 자금 충격 등을 걱정한 소식에 시장이 크게 흔들렸는데, 이런 우려들을 덮는 발언 들입니다.
[스콧 베선트 / 미 재무장관 : "저는 2026년에 대해 매우, 매우 낙관적입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 경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9월 연 3.0%로 올라선 인플레이션은 관세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팁과 초과근무에 대한 면세,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등으로 오히려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케빈 해셋 위원장 역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미국 경제 활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배제한 새로운 연준의 리더십이 1월에 결정될 것이라면서, 내년엔 금리 인하의 한 해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연준 의장을 교체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겠다는 건데, 월가 반응은 어떻습니까?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요?
<기자>
경제 정책을 설계한 두 인물의 동시 구두 개입은 역설적으로 최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년 중반 잠시 3%대로 내려가더라도, 결국 내년 말에는 다시 4.0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 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미 재무부의 이자 비용 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건데. 오늘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이런 고금리 고착화 우려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나온 9월 고용보고서는 통상 발표 시점보다 무려 6주나 늦게 공개되면서 시장에 혼란만 키웠습니다.
신규 고용은 예상보다 높은 11만 9천 명이었지만, 7월과 8월 고용 수치가 총 3만 3천 명 하향 조정되면서 신뢰도만 잃었습니다.
연말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챌린저사의 10월 감원 보고서를 보면,지난달에만 15만 3천 명, 2003년 이후 10월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해고가 이뤄졌습니다.
연방정부 셧다운 등의 여파로 공공 부문과 계약직 인력 축소가 이어지고 있고, 민간 기업들도 비용 절감과 AI 도입을 이유로 해고하거나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데이터가 이렇게 엇갈리고, 심지어 최신 데이터는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당장 12월 금리 결정이 다가오고 있는데, 연준의 내부 분열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월가에서는 12월 금리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단순히 미국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지표에 대한 우려로 연준 내에서 매파적인 목소리가 컸기 때문입니다.
올해 투표권을 가진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주 "금융 여건이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의 시급함은 없다”고 말해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흐름은 지난 금요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으로 뒤집혔습니다.
파월 의장의 최측근인 윌리엄스 총재는 "통화 정책이 여전히 제약적”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중립 금리로 옮길 여지가 있다”, 즉 현재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말해 시장의 심리를 되살렸습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 연준 내부 발언 등을 인용해 “지금 연준 내부의 분열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오는 12월 회의에서 관례적인 만장일치가 아닌 반대표가 상당수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금리를 동결하든 내리든, 그동안 제롬 파월 의장의 주도하에 움직이던 연준의 의사결정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앵커>
당장 이번 주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문제는 연준 정책 이후입니다.
이렇게 되면 12월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겠군요.
<기자>
이런 연준 내부 분열과 명확하지 않은 지표로 인해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극명하게 갈립니다.
골드만삭스는 연방 정부 지표가 없으니 주 정부 고용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보고서를 쓰는 등 시장 내 혼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과 고용 시장의 해고 증가를 근거로 12월 25bp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모건스탠리는 동결 위험이 크다는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연준이 지난 9월과 10월 보험성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내년 추가 인하를 앞두고 물가를 자극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늘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에 대한 혼선과 별개로 이번 주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소화하게 됩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S&P500 유동성은 지난 1년 평균의 2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얇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지난주 시장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요가 최근 3년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통상 연말을 앞두고 많은 거래가 닫히면서 변동성이 큰 한 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