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보물선 '산호세'(San Jose) 호의 유물 일부가 공개됐다.
스페인 갤리언(외항용 범선의 일종)인 이 난파선에 대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인양 유물 분석 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콜롬비아 대통령실이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유물은 대포 1점, 도자기 컵 1점, 망치로 두드려 만든 동전(마쿠키나) 3개, 도자기 조각 2점 등으로 보존 조처를 거치게 된다.
2015년 콜롬비아 당국은 카르타헤나 인근 해저 약 600m 부근에 있는 산호세호 잔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10년 만에 유물들이 뭍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난파선의 정확한 위치는 국가 기밀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인양 대상 유물은 출처, 연대, 생산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우선시하는 엄격한 과학적 프로토콜에 따라 선별됐다고 콜롬비아 당국은 밝혔다. 이를 위해 해군의 수중 로봇까지 동원됐다는 것이다.
산호세호는 스페인 왕실 소유로 1708년 바다에 가라앉았다. 당시 기준 대규모 선박이었는데, 600명에 달하는 선원 중 극소수만 살아 남았다.
'영국 함대의 공격'(스페인 측 주장) 또는 '내부 폭발'(영국 측 주장)이 침몰 원인이라고 알려졌는데, 콜롬비아 정부는 선체 손상 등 다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 선박에는 1천100만개의 금·은화와 에메랄드 등 보석이 실려 있었다고 추정되어 그간 수많은 모험가들이 탐사에 나서기도 했다.
산호세호를 놓고 법적, 외교적 분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스페인은 유엔 협약에 따라 산호세호와 그 유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왔는데, 콜롬비아는 이 협약에 가입되지 않았다. 한편 볼리비아 원주민들도 "18세기에 우리에게서 빼앗은 보물"이라며 유물 소유권 회복을 호소했다.
현재 '해저 함대 탐사'(Sea Search Armada·SSA)라는 활동을 진행한 미국 투자자 그룹이 100억 달러(14조7천억원 상당) 규모 중재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 그룹은 "1980년대에 산호세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