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 단 3명…'눕코노미' 대명사 된 노선

입력 2025-11-20 11:31
부산~괌 여객기 평균 탑승률 10~20% 항공사 합병 영향 '공급 과잉' 현상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김해공항이 사상 처음으로 국제선 1천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일부 노선은 승객이 거의 없는 채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괌 노선은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진에어가 운항하는 항공편 대부분이 10~20%대 탑승률을 기록하며 지방 공항 노선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달 7일 괌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대한항공 KE2260편 여객기에는 승객 3명이 탑승했다. 여객기 전체 좌석은 180석 규모로,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4명 등 총 6명의 직원이 탑승해 승객보다 직원 숫자가 더 많았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출발해 괌에 도착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승객 4명이 타고 있었고, 지난 2일에는 대한항공 부산~괌 왕복 항공편 승객을 모두 더해도 19명에 불과했다.

에어부산 역시 1일 4대 항공기 운항에서 총 78명이 탑승, 비행기 1대당 평균 20명 수준이었다.

항공업계는 현재 괌 노선을 이른바 '눕코노미'(옆 좌석이 모두 비어 누워 갈 수 있는 이코노미 좌석) 대명사 노선으로 여긴다.

이처럼 저조한 탑승률을 보인 데는 괌 여행이 인기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공정위 규제로 공급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앞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의 일부 국제선의 공급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치를 10년간 의무화했다.

이에 공정위 제재를 받는 항공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인기 노선으로 전락한 괌, 세부 노선 등을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증편시키거나 복항시켰다.

문제는 이런 노선 운영 제약이 지방 공항 노선 활성화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김해공항은 대한항공, 에어부산, 진에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들이 모두 합병을 앞두고 있고, 김해공항은 슬롯(slot·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배분된 시간)이 가득 찬 상황이라 신규 노선 취항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탑승률 10% 수준의 비인기 노선을 의무적으로 운항하게 되면서 신규 노선 취항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고 항공업계는 지적한다.

5개 항공사가 2019년도 대비 90% 이상 국제선 공급석을 유지해야 하는 노선은 김해공항에서 부산~괌, 부산~세부, 부산~베이징, 부산~다낭, 부산~칭다오 등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