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관광하던 독일인 일가족이 잇따라 사망해 충격을 안긴 가운데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1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독일인 남성 세르베트 뵈체크가 숨졌다고 18일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 등이 전했다.
뵈체크의 부인과 자녀 2명은 지난 13일 새벽 먼저 입원했다가 차례로 사망했다.
이들 가족 4명은 지난 9일 독일에서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로 여행을 왔다. 이들은 성소피아(튀르키예어 아야 소피아·그리스어 하기아 소피아) 등 관광 명소가 모여있는 파티흐 지역의 한 호텔에 묵었다.
이후 시내에서 홍합밥 미디예돌마, 곱창 코코레치, 피타 빵, 고기 전병 탄투니, 전통 디저트 로쿰 등 길거리 음식을 사먹었다. 이들은 12일 오전부터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애초 식중독을 의심했지만, 이들 가족과 같은 호텔에 묵었던 이탈리아, 모로코 등 출신 관광객 여러 명이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에 가 호텔 시설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호텔 측이 사건 발생 전 건물에 빈대용 살충제로 독성이 있는 인화알루미늄을 살포했다고 현지 일간 사바흐가 보도했다.
튀르키예 사법기관도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보고서에서 "섭취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호텔 환경에서 비롯한 화학물질 중독 때문에 숨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스탄불검찰청은 이번 사건으로 길거리 음식 판매업자 등 11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사망 가족이 머문 호텔을 조사하고 폐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