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우리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함께 15원 넘게 급락했습니다. 외환시장 주요 수급주체인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경제부처 수장들은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투자로 외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행 출입기자 연결합니다. 김예원 기자, 구두개입이 효과가 꽤 있었습니다?
<기자>
네, 구윤철 부총리 등 F4는 오늘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안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시장에서는 발언 전후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도 나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환율은 15원 넘게 하락해, 지금은 1,453원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당국이 '수급 주체들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강하게 밝힌 점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안정 효과를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여전히 달러당 1,450원대 수준이기 때문에 낙관할 수는 없는 환경입니다. 환율이 좀처럼 진정이 안되는 배경이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최근 환율 급등세의 요인으론 엔화 약세가 꼽힙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확장 재정 정책 기조로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원화도 엔화에 동조해 약세 흐름을 보이며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수급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는 반면에, 해외투자 환전 수요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는 지속 유입되고 있고요.
여기에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도세까지 더해지며 달러 매수 수요가 우위를 보이는 흐름입니다.
외환당국은 오늘 수출기업들을 만나 달러 공급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뾰족한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시장에선 이 같은 수급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환율에 대한 일정 정도의 상방 압력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앵커>
앞서 환율이 1,480원선까지 근접했는데, 당국의 대응이 너무 늦은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환율 불안이 더 심화될 경우에, 우리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입니까? 어떤가요?
<기자>
네, 당국의 추가 대응은 지켜봐야 합니다만,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공격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정부가 대미투자 협상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했습니다.
이로 인해 매년 일정 규모의 외화가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당국의 실개입 여력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평가입니다.
또 개인과 기관, 기업 모두 해외투자를 늘리는 상황인 만큼, 당국이 개입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제 시장에서는 1,480원을 새로운 저지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율이 전 고점인 1,480원을 다시 위협할 경우,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물량 등이 개입 수단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높아진 환율 수준과 변동성은 오는 2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인데요.
그동안 금리 판단의 주요 변수였던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에 더해, 이제는 고환율까지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영상편집: 김정은, CG: 김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