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이 벌어지면서 분산투자를 표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소수 대형주 집중 투자'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신규 상장된 12개의 ETF 중 절반인 6개 상품은 특정 테마별로 일부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테마 집중형 상품이었다고 7일 금융투자업계와 IBK투자증권가 집계했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RISE 글로벌게임테크TOP3Plus', 'RISE 미국고배당다우존스TOP10',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액티브',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 'KODEX K조선TOP10' 등이다.
상품명은 ETF의 테마와 집중 투자할 대표 종목 수를 조합한 것이다.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는 전날 기준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 ELECTRIC 3개 종목에 70% 이상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3개 종목에 총 60% 이상, KODEX K조선TOP10은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4개 종목에 85% 가량 집중 투자한다.
최근 대형주가 이끄는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소수 대형주에 투자하는 테마 집중형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100위권의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연초 대비 전날 7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 지수(40.2%) 및 코스피 소형주 지수(16.7%)보다 수익률이 압도적이다.
ETF는 분산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지만, 최근 강세장에 올라탈 수 있는데다 홍보하기도 좋아 테마 집중형 ETF 출시가 늘고있다는 분석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운용사들이 '톱(TOP)3'·'TOP10'과 같은 형태의 소수 종목 집중형 구조를 도입하면서 시장의 대형주 쏠림이 강화되고 단기 모멘텀도 확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축형 테마 상품의 확산은 변동성 노출 리스크를 내포하고 구성 종목의 개별 이벤트에 따라 성과 편차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