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5조 매도...외국인 방어 나선 개인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5-11-05 14:36
<앵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차 부각되면서 반도체 중심으로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고 있습니다.

급락장에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요.

오후 들어서는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 4천 선을 회복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 최민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외국인의 자금을 개인들이 받아 내고 있습니다.

개인은 오늘 장에서 3조 원 가까이 사들이고 있는데요.

나홀로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개인의 공포가 하락장에서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오늘은 지수 방어에 성공하고 있지만, 문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경우인데요.

개인의 신용융자잔고가 25조 원(4일 기준)으로, 외국인의 이탈로 주가 하락이 가속화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외국인의 물량을 언제까지 개인이 방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요.

그간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등을 돌린 배경은 뭔가요?

<기자>

간밤 미국 시장에서 커진 AI 거품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어제와 오늘 국내 증시에서 5조 원 넘게 팔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4일 뉴욕 증시에서 AI기반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가 8% 가까이 빠졌고, 엔비디아와 AMD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는데요.

그 여파가 아시아 시장으로 번진 겁니다.

오늘 일본의 닛케이 지수도 장 중 5만선이 붕괴됐고, 대만 자취안(가권)지수도 2%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요.

국내증시도 급락하며 15개월 만에 장 초반 양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관련주에 집중돼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부추기고 있는데요.

오늘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3.5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1,449.4원까지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정부 업무 중단) 장기화로 단기 금리가 올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환율은 1,440원대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증권가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추세적인 하락이 아닌 단기 조정'이라는 평가입니다.

오히려 현금을 가진 투자자의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는 "단기간 오른 만큼, 조정받는 것"이라며 "다시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스피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기 때문인데요.

증권가에선 올해와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익 전망치를 294조 원, 404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1.3배 수준으로, 10월 말 12배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과열 정도도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단기간 오른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무리한 신용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마켓딥다이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