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에너빌리티, 머스크 xAI에 가스터빈 수출

입력 2025-11-05 14:29
수정 2025-11-05 16:08
<앵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달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로부터 가스터빈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원전 부문에서는 이번 관세 협상을 통해 합의된 핵추진 잠수함의 핵심 기자재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잠시 뒤 장 마감 후 나오는 두산에너빌리티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안 단독 취재한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알아봅니다.

고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수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첫 수출을 했습니다. 지난달 빅테크 기업이 380MW급 가스터빈 2기를 주문했는데,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납품하는 곳은 일론 머스크의 xAI"라고 밝혔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다른 여러 회사들과도 협상중이어서 추가 수주도 기대됩니다. 가스터빈 연간 생산능력은 8기입니다.

이번 수출은 여러모로 의미가 큰데요. 가스터빈은 정밀한 설계와 생산이 필요해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그동안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4개 국가 기업의 과점 체제였는데요. 지난해 시장규모 342조 원, 오는 2032년 535조 원으로 전망되는 곳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진입한 겁니다.

AI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빠른 납기를 무기로 수주할 수 있었고요. 가스터빈 기술을 응용한 항공기 엔진 개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원전기업들은 한미 원자력 협정에 담길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기자>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개된 양국 정상의 발언 내용을 종합하면 한국도 20% 미만 농축 우라늄 생산과 재처리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핵연료 수입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썼는데요.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존보다 핵연료를 더 오래 쓰고 재활용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허용하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이 갖고 있는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면 7~8년 뒤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현재 원잠에 탑재될 원자로, 무장 체계 등 원잠 건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앵커>

원자력 잠수함을 만든다면 여기에 탑재되는 원자로는 어떤 회사가 제작할 수 있습니까?

<기자>

해군에서 요구하는 사양에 맞게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설계를 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제작에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로와 냉각재 펌프, 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은 형태의 차세대 원전을 소형모듈형원전 SMR이라고 하죠.

이 기술이 사실은 원자력 잠수함에 들어가는 원자로 설비를 민간 발전용으로 바꾼 겁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참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원자력 잠수함은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하는 발전소용도와는 달리 급가속과 급정지, 소음 억제 등 운용 목적과 환경이 달라 추가적인 기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앵커>

두산에너빌리티 3분기 실적이 잠시 뒤 발표되는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 전망치는 매출 4조원, 영업이익 2,800억 원입니다. 일회성 비용이나 납품 스케줄에 지연이 있었다면 이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 3조3천억 원에 영업이익 1,1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초 10조7천억 원을 수주 가이던스로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부분(3조8천억 원)이 체코 원전 관련 수주입니다.

한수원에서 아직 발주를 넣지 않았지만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고요.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이 물량이 채워지면 수주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마누가와 원자력 협정 등 두산에너빌리티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점점 좋아지는데 실적이 올라가는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수주 기반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과거 수주 실적이 1~3년 정도 시차를 두고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탈원전시기 영향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5조9천억 원이었던 수주잔고 가운데 올해 일부를 매출로 소화하고 추가 수주 통해 20조 원 수주잔고를 채우는 게 목표인데요.

특히 한미 원자력 협력 마누가(MANUGA)가 프로젝트 본격 진행되면 일감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원전 4기 분량의 기자재 공급 예비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 고리 1호기 원전 해체를 맡으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했는데요. 수주가 지속 증가하면서 오는 2029년엔 36조 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