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1조달러(1,400조)에 달하는 거액의 보상을 지급하는 방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dpa통신은 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6일 열릴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에 대한 주식 보상안 표결 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머스크가 특유의 혜안을 통해 창출해낸 가치는 인정한다면서도, 전례 없이 큰 규모의 보상이 주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투자관리(NBIM·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문제 등에 대해 테슬라와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해서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와 가스 부분에서 나는 수익의 운용을 위해 1990년대 후반 설립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약 2조 달러(2,800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전 세계 약 9천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지분도 약 1.1% 소유한 테슬라의 10대 주주 중 하나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통상 CEO에 대한 과다한 보상안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고 2018년과 작년에도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고 dpa는 전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달 말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이 주총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머스크가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고 주주들에게 경고하면서 보상안 통과를 압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17일 테슬라의 이 보상안에 대해 "천문학적인" 규모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미국의 여러 노조와 기업 감시 단체들도 최근 '테슬라를 되찾자'(Take Back Tesla)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이 보상안에 대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에게 최대 1조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을 지급하는 안을 표결에 부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4.33% 내린 448.07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468.37달러로 마감해 이날 454.46달러로 출발한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더 키웠다.
여기에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주요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한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달 6만1497대로 작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유럽에서도 지난달 테슬라 신차 판매량은 스웨덴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89% 급감했고,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이탈리아에서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