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글이 십년 넘게 탐내 온 우리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될 전망입니다.
일반 지도보다 수십 배는 더 정밀한 정보를 달라면서 그 정보를 담을 데이터센터는 국내에 짓지 않겠다는 구글의 모순적인 대처에 대해, 지금이라도 지도 반출 규정을 마련해 맞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국내 기업이 출시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입니다.
카메라로 주변을 스캔하면 내가 있는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목적지까지 경로를 표시해줍니다.
기존 방식처럼 지도 상에서 길을 안내하는게 아니라, 현실에 직접 길을 띄워줘 내 위치 뿐만 아니라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더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구축한 고정밀지도에 현실 공간을 기계의 눈으로 기록하는 맵핑 기술이 접목되면 이렇듯 놀라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장소가 어디든 직접 가지 않고도 지형 지물까지 자세하게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지도 데이터는 각종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힙니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십수년 째 반출을 요구해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진무 /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 공간정보 산업 관련된 스마트시티라든가 자율주행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 지도하고 관련이 있거든요. (현재 제공 중인) 1대 2만 5천 축척 지도로는 세부 서비스를 탑재하기에 한계가 있죠.]
하지만 50m 거리가 1cm로 표시될 만큼 정밀한 지도를 요구하면서 정작 우리 정부의 데이터센터 설치 제안은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황명선 /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밀 지도가) 상업 위성 정보나 교통 물류 정보와 결합하게 되면 교란 행위나 테러 행위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위기시 (데이터센터 없이는) 서비스 차단 축소 등의 대응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성혜 / 구글코리아 부사장: 저희가 반출을 요청드린 지도는 1대 5천 축척도로 국토지리정보원에 국가 기본도라고 설명돼 있는 자료입니다. 민감한 보안 시설들을 가림 처리하고, 한국 지역의 좌표 설정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볼 수 없도록...]
이런 구글의 지도 반출 신청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애플도 12월 우리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글에 지도를 넘기면 애플에게까지 넘어가는 건 사실상 시간 문제. 그렇게 되면 아무리 네이버나 카카오라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진무 /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 기업의 규모가 공정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로 갈 게 보입니다. 지적재산권을 어떤 식으로 부여할지 그것으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세금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 등을 먼저 규정해야...]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지도 반출 관련 명확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김성오, 영상편집: 조현정, CG: 노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