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푸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내년도 성장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 그 배경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1.2%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인데다 시장 평균 전망치도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은 전 분기 대비 1.0%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이는 소비 쿠폰 지급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고, 미국 관세 우려에도 수출이 선방하며 설비 투자가 개선된 결과라고 증권가는 29일 분석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 쿠폰과 주식 시장 강세로 인한 민간 소비 확대,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설비 투자 증가로 3분기 성장률이 당사 및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 및 제조업 생산 또한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및 자동차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며, 이에 순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에 0.7%포인트 기여했다"고 짚었다.
하건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눈높이를 상회한 성장세 회복이 정책 효과에 따른 소비뿐 아니라 AI(인공지능), 비(非)미국 수요 등에 기반한 설비 투자, 수출이 가세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흐름이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봐 내년도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2.0%에서 2.2%로, 한국투자증권은 1.8%에서 1.9%로 각각 올렸다.
정 연구원은 "3분기 예상을 상회한 성장률이 상당 부분 일시적인 요인(소비 쿠폰)에서 비롯됐으나, 당사는 4분기 이후에도 한국 경제는 잠재 수준의 성장률(분기 0.45%, 연간 1.8% 내외)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 지속, 무역 불확실성 해소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로 인한 교역 여건 개선,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의 완만한 증가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최 연구원도 내년 경기의 상방 요소로 주식 시장 강세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 effect) 및 내년 지방선거 전 추가경정예산 의결 가능성에 따른 민간 소비 성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확대 등을 꼽았다.
다만 하방 요소로 고환율과 투자 불확실성에 따른 설비 투자 확대 부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수출, 건설 투자 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향후 국내 경기는 기준 금리 인하 효과 및 2차 소비 쿠폰 등으로 완만한 반등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하나, 관세와 고환율, 건설 투자 반등 지연 등 하방 요인도 뚜렷해 잠재 성장률을 큰 폭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향후 성장 경로의 관건은 투자에 있다"며 "건설 투자는 6분기째 위축됐으나 수주와 지출 간 시차를 감안 시 올해 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부터 R&D(연구·개발) 및 중소벤처기업부 예산 증액이 반영된 가운데 상반기 중 국민성장펀드 가동이 예정돼 있다"며 "당장은 설비 투자보다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 중심의 투자 집행이 예상되나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경우 성장 경로 상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8%로 유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