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최근 진행한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이 흥행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를 기반으로 전략광물 사업과 친환경에너지 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 21일 진행한 3,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기관수요 예측에서 총 2조5,500억원이 몰리면서 경쟁률 7.28대 1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1조5,950억원 신청으로 경쟁률 10.6대 1을 기록했고, 5년물은 2,000억원 모집에 9,550억원이 신청돼 경쟁률 4.8대 1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최대액(7,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3년물은 3,500억원을 유력히 검토하고 있는데, 금리를 개별민평 대비 -26bp 낮출 수 있는 금액이다. 5년물도 3500억원으로 -20bp 낮아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탄탄한 경영 실적에 더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반도체 핵심 원료인 게르마늄 생산 시설에 이어 갈륨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27년 12월까지 2년여간 약 557억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하기로 했고, 이에 앞서 최윤범 회장은 지난 8월 세계 최대 방산 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2028년까지 온산제련소에 게르마늄 생산 공장을 구축해 연간 10t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은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수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와 자원순환(폐배터리), 2차전지 소재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왔는데, 이중 호주에서 주력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 주요 프로젝트가 호주 주정부의 승인을 얻으며 본궤도에 올랐다.
앞서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가 추진하는 리치몬드밸리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과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의 개발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투자를 확대하는 와중에도 기존 사업에서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2조529억원, 영업이익은 7,2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은 24.2%, 영업이익은 9.6% 늘어난 수치다. 올 상반기까지도 매출(7조6,582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영업이익(5300억원)은 16.9% 증가했다.
이미 고려아연은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금자탑을 쌓은 바 있다. 102분기 연속 흑자는 국내 대기업 중 고려아연을 비롯해 KT&G, SK텔레콤, 현대모비스 등 8곳에 불과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 본평가 보고서에서 "올 10월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 발표에 따른 희소금속 가격 강세 지속 전망 등을 감안하면 고려아연은 중단기적으로 견조한 상각전영업이익 창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