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폭로했던 버지니아 주프레가 생전에 쓴 회고록 '노바디스 걸'(Nobody's Girl) 에서 영국 앤드루 왕자의 성학대 정황을 상세히 밝혔다.
20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주프레는 회고록에서 자신이 엡스타인의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의 소개로 앤드루 왕자를 처음 만나 2001년 3월 그와 세 차례 성관계를 맺었음을 주장했다.
이는 회고록 출간 하루 전 BBC가 확보한 내용에 따른 것으로, 그는 이 책에서 "성노예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 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당시 41세의 앤드루 왕자는 자신의 나이를 정확히 맞히며 "내 딸들이 너보다 조금 어리다"라고 말했고, 주프레는 그가 "자신의 타고난 권리"로 성관계를 가진 것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프레는 엡스타인 소유 섬에서 세 번째 성관계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어린 소녀 8명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가학적인 성행위를 시켰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법정 진술에서 자신이 당시 18세 정도였으며, 다른 소녀들은 18세 미만으로 보이고 영어 능력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2022년 주프레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으나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계속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주프레는 올해 4월 41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회고록 출간은 주프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6개월 만에 이뤄져 엡스타인 사건에 얽힌 정관계·사회 유력 인사들의 긴장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