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양상이 빚어지면서국내 거래소에서 일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평소 가격의 7배까지 순간적으로 치솟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원/달러 환율보다 높은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스테이블'(stable·안정적)이라는 이름이 무색한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대표적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1개는 13일오후 3시 30분 기준 1천505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주간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은 1,425.8원이라 이보다5% 이상 높은 수준에 거래된 것이다.
지난 10일 테더는장중 1천655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발언에미중 무역 갈등 격화 우려가 촉발된 것이 영향을 비쳤다.이후로도 사흘째 1천500원 선 위에 머무르고 있다.
업비트에 처음 상장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테더가 장중 1천650원을 넘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 역시 지난 10일 장중 1천647원까지 올랐다.전날에도1천500원대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평소 환율과 같은 수준에서 거래되는데 이번에 가격이 유독 높아진 것은'김치 프리미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따른 충격으로 해외 거래소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거래소 가격과 차이가 벌어져 결과적으로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더에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은 현재 5% 안팎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가상자산 선물 투자자의 수요가 껑충 뛴 것도원인으로 지목된다.
김 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 등 레버리지 투자를 한 국내 투자자가 갑작스러운 마진콜로 증거금 납입을 위한 테더 구매를 늘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 청산을 막으려국내에서 원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 송금하려는 이들이 늘자순간가격이 뛰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순간적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10일 밤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 1개 가격은 장중 1만원까지 올라전날 종가(1천465원)의 6.8배로 폭등했다.
이튿날 새벽 빗썸에서 테더 1개 가격이 5천75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도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고 매수 물량이 한꺼번에 늘어난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 오른 가격으로 시장가 주문이 체결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