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갔다가 폰 '먹통'…"이게 무슨 일"

입력 2025-10-13 19:00
러시아, 외국 로밍 데이터·문자 24시간 차단


러시아가 외국 이동통신사의 로밍 서비스 일부를 제한하면서 단기로 러시아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스마트폰 사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러시아 지역 매체 폰탄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러시아에서 해외 심(SIM) 카드와 이심(eSIM)을 통한 인터넷 데이터 접속과 문자 메시지 사용이 차단됐다.

이는 현지 통신사들이 도입한 '24시간 차단' 정책에 따른 것이다. 해외 심카드가 로밍으로 러시아 통신망에 처음 등록될 때부터 자동으로 적용된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드론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통신사 알텔은 "러시아 정부 기관의 새로운 요구에 따른 조치"라며 데이터 접속과 문자 사용이 24시간 이후 자동으로 복구되며 음성 통화는 제한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등 인근 국가 통신 당국도 유사한 제한을 받으며, 이는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전해졌다. 음성 통화는 계속 이용 가능하나, 데이터와 문자 서비스는 하루 동안 제한되고 이후 자동 복구된다.

발틱뉴스네트워크(BNN)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통신 당국도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러시아 로밍 서비스에 같은 제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이나 출장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한국인도 로밍이 제한됐다. 러시아를 여행한 한 한국 관광객은 "카카오톡 등 간단한 데이터 메시지 수신도 안 돼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음성 통화도 '먹통'이었으며, 공공 와이파이 역시 무용지물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장기 체류 중인 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제한 조치가 24시간 이후 풀리더라도, 새로운 러시아 통신망에 연결되면 다시 24시간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로밍 통신사를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먹통 현상이 계속된다는 경험담이 공유되는 상황이다.

이에 현지 관광·통신 업계는 단기 방문자를 위한 일회용 심카드 도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폰탄카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