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와 산업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관련 기술의 해외 유출 제한에 나선다.
이번 중국의 조치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만큼 양국 간 희토류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9일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에서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희토류 채굴 기술과 제련·분리, 금속 제련, 자성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재활용 등과 관련된 기술 및 저장 장치, 생산 라인의 조립·디버깅·유지 보수·업그레이드 등을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게 됐다.
상무부는 "수출 경영자는 수출 통제에 포함하지 않는 제품, 기술 또는 서비스가 해외의 희토류 채굴, 제련 분리, 금속 제력, 자성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재활용에 사용되거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관련 법에 따라 수출 전에 이중 용도 품목 수출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은 단순 희토류는 물론 관련 기술 수출까지 통제에 나선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4월 희토류 17종 가운데 7종에 대한 대미 수출통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H20 칩 수출 허가를 받아낸 바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방위산업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 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17개 희귀 금속 원소)의 약 70%를 채굴하며 전 세계에서 채굴된 희토류의 90% 이상을 가공하는 만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작하자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발표가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종전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다자·양자 수출 통제 대화 메커니즘을 통해 각국과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합법적 무역을 촉진해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