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내수 부진과 정부의 가격 경쟁 단속 여파로 5년 만에 처음 분기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BYD는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7~9월) 차량 판매량이 110만6천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던 2020년 2분기 이후 첫 감소세이기도 하다.
특히 9월 판매량은 39만6천대에 그치며 실적 감소폭(-5.8%)을 더욱 키웠다. 월간 기준 판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4년 2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BYD의 무리한 가격 인하 전략이 중국 당국의 '출혈경쟁' 규제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기업 간 저가 경쟁과 무질서한 경쟁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업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BYD는 지난 8월 올해 목표 판매량을 550만대에서 460만대로 16%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 실적(430만대) 대비 7% 증가한 것이지만, 이대로라면 202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BYD는 이번 조정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 배경은 밝히지 않았다.
홍콩계 투자은행(IB) CLSA의 펑샤오 중국 산업 리서치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BYD는 이제 국내 시장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BYD가 가격을 인하하고 규제 당국의 처벌을 받느니, 중국에서는 '누워있기(lie down·힘을 빼고 쉰다는 의미)'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YD의 수출 실적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BYD는 올해 1~8월 유럽과 영국에서 전년 대비 약 4배 증가한 9만6천대를 판매했다. 1~9월 누적 수출량도 70만대를 넘어서며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다만 1∼9월 BYD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320만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같은 기간 현지 경쟁사인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114% 뛴 것과 비교해 부진한 수치다. 지리자동차는 지난 8월에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271만대에서 300만대로 오히려 상향조정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