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뚱뚱한 군인은 '아웃'"

입력 2025-10-01 07:45
수정 2025-10-01 07:48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뚱뚱한 군인들을 용납할 수 없다"며 군인에 걸맞은 외양을 가꾸라고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전군 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이례적으로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복무 중인 약 800명의 장성 중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헤그세스 장관 다음으론 트럼프 대통령이 지휘관들 앞에서 연설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인종과 성평등 같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게 하겠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워크(Woke)부가 됐지만, 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크는 원래 인종·성 차별,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각성을 의미하는데, 보수 진영은 이를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며 비판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너무 많은 군 리더를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할당, 이른바 역사상 '최초'를 위해 진급시켰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과도하게 세심하고, 누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라는 리더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각급에서 기준을 충족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규율을 지키고 건강하고 훈련되지 않으면 당신은 아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병과 기준을 "가장 높은 남성 기준"으로 되돌리고 기본군사훈련도 강화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장병에게 매년 두 차례 PT(Physical Training·신체단련) 시험을 통과하고, 키와 몸무게 기준을 맞추며, 매일 PT를 하라고 지시했다.

군인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전투 대형이든 어떤 대형이든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 펜타곤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이 전투병과 남성의 신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PT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면도하고 전문적인 외모를 가꾸고 싶지 않다면 새로운 자리나 직업을 찾을 때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당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런 조치가 여성의 군 복무를 막고자 하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또 국방부'의 시대는 끝났다고 힘주어 말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 복원된 '전쟁부'의 유일한 임무는 전쟁 수행, 전쟁 준비, 승리하기 위한 준비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방어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수호자가 아니라 전사를 훈련하고 있다. 우리는 방어가 아니라 승리를 위해 전쟁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 대신 전쟁부를 부서 명칭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라는 명칭은 워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소집 사유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군 내에서는 그가 이날 대규모 해임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그는 앞으로 지휘부 물갈이를 할 것임을 드러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난 확신한다"면서 "만약 내가 오늘 하는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 당신은 명예로운 결정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