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밀경호국이 유엔총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에스컬레이터가 갑작스럽게 멈춘 사건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 내부 직원들의 고의 개입 의혹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취지지만, 유엔 측은 백악관 영상 촬영 담당자의 실수에 의한 우연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 미국 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유엔 총회장 에스컬레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올라가기 직전까지 정상 작동했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가 발을 디디자마자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대통령 부부는 직접 걸어 올라가야 했다.
고의성 논란은 지난 21일 선데이타임스 보도에서 유엔 직원들이 총회 전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농담을 나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지원금을 삭감한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 소식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유엔 관계자가 고의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췄다면 즉시 해고돼야 하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음모가 의심되며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밀경호국 조사도 진행 중이며 "고의라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유엔은 자체 조사 결과, 해당 사고는 백악관 촬영 담당자의 실수로 안전장치가 작동해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기계 중앙처리장치 기록에 따르면, 사람이나 물체가 에스컬레이터에 끼는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작동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