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일 강세입니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외국인 지분율은 올 들어 최고치로, ‘9만전자’ 재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외국인 덕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벌써 5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얼마 만에 500조원이라는 수치를 우리가 다시 보게 된겁니까?
삼성전자 시총 500조원 돌파는 지난해 7월 31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이는 외국인의 매수세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약 51%입니다. 올 들어 최고치는 물론, 지난해 12월 기록한 51.15% 이후 9개월 만의 최대 수준입니다. 이 덕에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이후 약 60% 올랐고, 오늘도 외국인이 매수세에 1.44% 오른 8만 4,700원에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한때 외국인 지분율이 56%대(56.39%)까지 올랐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 5월 57%대(57.36%)에 근접한 수치였는데요. 주가 역시 8만8,000원까지 오르며 9만 원 목전까지 다다랐습니다. 하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고, 연말에는 지분율이 50% 아래로 주저앉은 바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강해지는 이유, 어디에 있습니까?
반도체 슈퍼사이클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실제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월 1.35달러였지만, 최근 5.70달러로 300%(322%) 넘게 급등했습니다. 5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6년6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이 영향에 주요 AI와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지난 4월7일 연저점(3,388)을 찍은 이후 전날(6,372)까지 두배(88.1%) 가까이 올랐습니다. 더불어 "AI 확산으로 서버 수요가 폭증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삼성전자 자체 요인도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곧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삼성전자 HBM3E가 승인 임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간 외국인 매수세에 주가도 많이 올랐는데, 앞으로 더 살 여력이 있을까요?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거세지만, 지분율은 지난해 고점 수준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23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501조원인데, 이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금액은 약 250조 원 이상입니다. 지난해 7월의 경우 외국인은 지분율을 56.39%까지 늘리면서 시가총액 570조 원 중 약 321조 원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리하면 외국인은 70조 원 이상을 더 매수할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외국인의 추가 매수가 뒷받침된다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어느 정도로 전망되고 있을까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반도체의 겨울이 끝났다"며 삼성전자 목표가를 9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덩달아 SK하이닉스 목표주가(41만 원)도 올리면서도,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꼽았습니다. 변수로는 우리 시간으로 24일 발표하는 마이크론의 4분기(6~8월) 실적입니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집니다.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을 우리 돈 약 15조4,500억 원(11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정 주당순이익도 2.78달러로 135% 늘어날 전망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