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최대 리스크 덜어냈다

입력 2025-09-23 15:06
수정 2025-10-01 09:21


이번에 정부가 금융소비자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내용을 보면 과징금 산정 기준을 ‘수입등’에서 '거래금액'으로 변경했습니다.

여기에 과징금 부과 기준도 세분화하고 하한을 기존 50%에서 1%로 대폭 낮췄습니다. 또 가중과 감경사유를 추가해 기본과징금에서 최대 75%까지 감경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홍콩ELS 과징금에 대입해보면, 현행 기준에 따라 과징금 산정 기준이 판매금 8조원인지, 수수료수익 900억원인지 혼란이 가중되는 속에서 입법예고된 부분에선 판매금이라고 명기를 한 것이고, 대신 하한을 최저 100분의 1까지 낮추고 감경 사유까지 더해진다면 실질적으로 부과받게 될 과징금이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현재 금융사들은 홍콩ELS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LTV(담보인정비율), 국고채전문딜러(PD) 등 과징금 부과도 예고되어 있는데, 가장 큰 액수로 예상됐던 ELS 과징금이라는 최대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충당금 적립이나 향후 소송 등 절차에 소요될 수 있는 비용 등의 문제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에 매겨지는 위험가중치 하향을 15%에서 20%로 상향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은행들의 연간 주담대 공급액이 27조 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고요, 은행들이 주식을 보유할 때 위험가중치를 현재 400%로 책정하는데, 250%로 대폭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 건전성이 유지되면서도 적립해야 하는 위험가중자산이 31조6천억 원 줄어 다른 곳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게 됩니다.

은행들이 실제로 주담대를 줄이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직접투자나 기업 대출 확대할 것인가는 은행의 판단에 달린 문제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은행 안팎에서는 성장동력이 한계에 부딪힌 국내 은행들이 결국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꿔가는 계기가 되면서 은행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옵니다.



은행주, 특히 4대 금융지주는 배당 포함한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이지만 기존 안대로라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기준 중 배당성향 40%를 충족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습니다.

1~2곳이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3개년 평균대비 5% 이상 배당 증가 요건 정도를 가까스로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총주주환원율로 대체해서 생각해볼 경우 KB금융이 올해 50%를 넘어가고, 신한지주도 50% 가까운 수준일 정도여서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에서 적용요건, 또 배당소득 3억 원을 넘어갈 경우 35%로 책정된 최고세율 등이 논의를 거쳐 어떻게 결정될 지가 향후 금융지주사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 기준으로 금융지주 4사 합산 3분기 순익 추정치는 4조9600억원 가량으로, 상반기 10조 원을 기록한 실적 대비 유사한 수준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간으로 따져보면 4대 금융지주가 18조 1천억 원 수준 이익을 거둬 연간 최대 실적 경신할 전망이고요, 내년도에도 18조 8천억원 가량으로 이익 규모가 예상되면서 최고치를 새로이 쓸 전망입니다.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지만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상태입니다. KB금융이 PBR 0.72배로 가장 높고 신한과 하나, 우리금융은 여전히 0.56배 수준으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오면서 코스피 PBR이 1.2배까지 올랐지요. 금융주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모두 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