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기업 기여금 '암초'…회원국 거센 반대

입력 2025-09-22 19:58


유럽연합(EU)이 2028년부터 연간 매출 1억 유로 이상 대기업에 고정 기여금을 걷는 '유럽을 위한 기업 기여금'(CORE) 제도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회원국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22일 현지 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다수 회원국은 기업 순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기여금을 책정하는 CORE 구상이 형평성에 어긋나고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독일을 비롯한 몇몇 주요 회원국은 기여금 도입 시 EU 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합법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관은 "회의에 참석한 누구도 CORE 도입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CORE가 기업 순매출의 약 0.1% 수준에 불과하며 세금이 아니고 EU 조약에 합법적으로 근거한다는 입장이지만,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예산안이 확정되는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담뱃세의 15%를 EU 공동예산으로 갹출하자는 내용의 '담뱃세 떼가기' 구상도 14개 회원국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CORE 등 새 재원 확보 방안을 비롯한 차기 MFF가 확정되려면 27개 회원국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논의 과정에서 초안이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