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빨리 나섰더라면...무단 결제, 8월초부터 터졌다

입력 2025-09-17 06:57
수정 2025-09-17 07:00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로 국민들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실제 사건은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 한달 전인 지난달 초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나타나 KT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T가 파악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피해 고객 278명의 결제 건수는 총 527건이다.

최초 피해 발생일이 8월 5일로, 사건이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보다 한 달이나 이전이다. 피해는 총 16일에 걸쳐 발생했다.

황정아 의원은 "최소 8월 5일부터 이상 신호가 있었는데 KT의 축소·은폐 시도로 피해가 막대해졌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피해 상황을 국민들께 소상히 보고하고 축소·은폐 행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단 소액결제는 일일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8월 21일과 26일에는 각각 33건, 27일에는 106건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결제 건수는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8월 21일을 기점으로 피해 규모가 확대된 만큼 해커들이 사전에 예행연습 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KT는 이달 1일 수사기관으로부터 소액결제 피해 분석을 요청받았으나 당시에는 일반적인 스미싱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만약 그때라도 강력한 조치를 했다면 2일과 3일 109건의 피해는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4일 특정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사안을 재분석했다. 이후 결제 이력에서 비정상적인 패턴을 확인해 5일 새벽부터 비정상 결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4일과 5일은 피해 결제가 없었다.

황 의원은 "막대한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재발 방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