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돈 수수' 권성동 결국 구속..."증거인멸 염려"

입력 2025-09-17 06:18


통일교에서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구속됐다.

22대 국회에서의 현역 의원 첫 구속 사례다. 이는 특별검사 제도가 도입된 후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서울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곧바로 정식 입소 절차를 밟게 됐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그가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겠다며 대신 윤 전 대통령 당선 후에 통일교의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등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다.

민중기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며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됐다. 지난 11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영장심사에서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부인 이모씨의 휴대전화 속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에는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제출했다.

또한 권 의원이 수사 개시 당시 휴대전화를 바꾸고 차명 휴대전화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들어 증거인멸 우려를 부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심사 말미 최후진술에서 "결백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 측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