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게 죄도 아닌데"…불안에 떠는 한국인

입력 2025-09-16 14:18
"한국인 '노화불안' 5점 만점에 3.23점"
'건강 악화·경제력 상실' 가장 걱정


한국인의 '노화불안' 수준이 보통 이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이 악화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경제력 상실에 대한 걱정이 특히 두드러졌으며, 젊을수록, 또 소득이 낮을수록 불안이 더 큰 경향을 보였다.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은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4천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인 노화불안 척도'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9개의 세부 불안 요인에 대한 43개 문항으로 노후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전체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23점으로 집계됐다.

세부 요인 가운데 '건강상태 악화'(3.80점)와 '경제력 상실'(3.57점)에 대한 불안이 가장 컸고, '이동성 저하'(3.36점), '죽음과 상실감'(3.21점), '외모 변화'(3.16점), '노인 낙인 인식'(3.13점), '사회적 소외'(3.08점), '취미·여가활동 결핍'(2.89점), '관계적 빈곤'(2.84점)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 청년층의 불안 수준이 3.38점으로, 40∼50대 중년층(3.19점)이나 60대 이상 고령층(3.12점)보다 높았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에 더해 노화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성별로는 평균 수명이 더 긴 여성(3.28점)이 남성(3.17점)보다 노화불안 수준이 더 높았고, 혼인 상태별로 보면 미혼(3.33점)의 노화불안 수준이 기혼(3.17점)보다 높았다.

기혼자 중에서도 자녀가 0∼1명인 기혼자(3.23점)가 2자녀 이상(3.14점)보다 상대적으로 불안이 컸다.

또 소득이 낮을수록 불안이 심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에선 3.30점, 고소득층인 4분위에선 3.15점으로 나타났다.

또 자가 거주자(3.17점)보단 전월세 거주자(3.35점)가 노후를 더 두려워하고 있었다. 공적연금 가입자(국민연금 3.19점·직역연금 3.16점)보다 비가입자(3.32점)에서도 두려움이 높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