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 유학을 마친 중국인 학생들이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스파이 취급'을 받으며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후 해외 유학파 귀국자가 2013년 35만명에서 2021년 100만명으로 늘었지만, 민족주의 강화와 국가안전부의 '스파이' 캠페인 여파로 기업들이 해외 학위를 경계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이후 지방정부의 '선조생' 고위 공무원 후보군에서도 해외 대학 졸업자가 배제되고, 최근에는 광둥성까지 이 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한때 미국 대학 학위는 중국에서 좋은 직업을 갖는 '황금 티켓'으로 통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제약과 방첩 조사, 중국 내 '잠재적 간첩' 낙인이 겹쳐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남부 출신으로 미국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롄(24)씨는 월가 입성을 꿈꿨지만 2020년 미국의 중국군 연계 대학 졸업생 비자 제한에 걸려 입국이 거부됐다. 귀국 후 국유 금융사 등에 70곳 넘게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비용 효율성과 현지 적응력 때문에도 국내 출신 졸업생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의 경력개발 컨설턴트 신위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996 근무'가 흔한 중국 내 직장문화에 유학파는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일부 중국기업들은 현지 시장을 더 잘 알면서 "비용적으로 효율적인" 국내파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