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대회 韓선수 '억울한 실패'...주최측 '황당 실수'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35㎞ 경보에 출전한 김민규(26·국군체육부대)가 주최 측이 벌인 황당한 실수 때문에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채 결승선을 통과하는 억울한 상황을 맞이했다.

김민규는 13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과 인근 경보 코스에서 열린 남자 35㎞ 경보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기록 순위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오히려 공식 기록지 김민규의 이름 옆에 '완주 실패'를 의미하는 'DNF'가 붙었다.

남자 35㎞ 경보는 도쿄 국립경기장을 출발해 인근의 2㎞ 경보 코스를 16바퀴 돌고, 다시 도쿄 국립경기장으로 골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김민규가 15바퀴를 돌았을 때, 경기 진행 요원이 김민규를 국립경기장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안내했다고 대한육상연맹과 코칭스태프가 밝혔다.

2㎞ 코스를 한 바퀴 더 돌고 국립경기장으로 들어가야 했던 김민규는 주최 측의 이같은 실수로 인해 '33㎞'만 걷고 골인했다.

대한육상연맹은 대회조직위원회에 공식 항의하고, DNF 결과에 대해 상소도 했지만 세계육상연맹과 조직위는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조직위 등은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서, 전례를 바탕으로 DNF로 처리하되 결과지 하단에 해당 내용을 표기하겠다"며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선수의 총 레이스 거리가 33㎞이기 때문에 DNF로 처리한다"고 답했다.

세계육상연맹은 김민규의 공식 기록을 28㎞까지 확인했고, 이 지점까지의 순위를 기록지에 별도 표기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공식 기록지 하단에는 "해당 선수(김민규)의 확인된 기록과 순위는 28㎞ 기준으로 2시간06분44초(27위)"라고 추가 표기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