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등에 머스크 제쳤다..."세계 최고 부자 등극"

입력 2025-09-11 06:23
수정 2025-09-11 06:29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주가가 크게 치솟아 33년 만에 하루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에 따라 자사의 클라우드 수요·계약이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뛰었다.

이에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81세의 래리 엘리슨은 보유 지분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전날보다 35.95% 폭등한 323.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43% 폭등한 345.72달러까지 상승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2천440억 달러(339조원) 불어난 9천222억 달러로, 1조 달러에 다가섰다. 장중 최고가를 기준으로 한 시총은 9천690억달러다.

1977년 설립된 오라클이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일간 최대 주가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자사의 억만장자 지수 집계에서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가 이날 오전 10시 10분 기준으로 3천930억달러(약 545조7천억원)로 급증해 3천850억달러인 머스크를 압도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엘리슨의 순자산 가치는 오라클 주가 폭등 덕에 이날 하루에만 1천10억달러(약 140조원)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다만 경제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순자산 가치가 4천360억달러를 조금 넘어, 엘리슨의 약 3천910억달러보다 더 많다고 집계했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기업으로 AI 시대에 클라우드 사업을 크게 확장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회사는 전날 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서 '계약된 매출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부분'을 뜻하는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 RPO)가 4천550억달러(약 631조9천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또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매출은 이번 회계연도에 77% 성장한 180억달러를 거두고, 4년 뒤에는 8배인 1천440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오라클의 실적이 "진정으로 놀라운" 성과라며 이 회사가 AI 인프라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라클 주식 목표주가를 240달러에서 33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엘리슨 회장은 지난 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함께 백악관에서 5천억달러(약 694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