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게 된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가 돼 자랑스럽다며 계속 대표팀에 오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카스트로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를 마치고 공동 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선발로 들어가게 돼 매우 영광스러웠다. 좀 더 뛸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 출생인 카스트로프는 이번달 미국, 멕시코와 A매치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으로 발탁됐다.
독일 청소년 대표로 뛰었을 정도로 촉망받았고, 최근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도 데뷔한 그는 한국 국가대표의 잠재적 후보로 여겨져 오다가 최근 독일에서 한국으로 소속 협회를 바꾼 뒤 이달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7일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 때 후반 교체 투입돼 한국 선수로 첫 경기를 치른 데 카스트로프는 이날에는 선발로 낙점돼 전반전을 소화했다.
기존 대표팀 미드필더진에선 보기 어렵던 투쟁적인 기질에 주목하며 카스트로프를 발탁했다는 홍명보 감독의 기대대로 그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집중력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한국어를 잘하지는 못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카스트로프는 이번 평가전 중 애국가가 나올 땐 따라부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카스트로프는 "데뷔한 건 무척 자랑스럽고 기쁜 순간이었다.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다"면서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는데 애국가가 나오는 순간은 매우 자랑스러웠다. 애국가는 집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형제들한테 전해 들었는데, 어머니께서 제 모습을 보며 울고 소리를 지르실 정도로 무척 감동하셨다고 하더라. 형제들도 매우 기뻐했다"면서 "상당히 환상적인 순간이 아닌가 싶다"며 미소 지었다.
카스트로프의 데뷔와 함께 이번 2연전을 1승 1무로 마무리한 홍명보호는 10월엔 남미의 강호 브라질, 파라과이와 만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