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파운드리 계약으로 삼성전기가 수혜주로 급격히 부상했습니다.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달부터 주가가 20% 급등했는데요.
삼성전기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장과 AI 서버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삼성전기가 왜 삼성전자와 테슬라 계약의 수혜주로 부각된 겁니까?
삼성전자가 지난 7월 테슬라와 대규모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죠.
23조 원에 달하는 차세대 차량용 AI6 칩을 공급하게 됐는데요.
증권가에선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한 달에 약 1만 장의 웨이퍼를 7년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웨이퍼는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얇고 둥근 원판인데요.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긴 뒤 잘라, 패키징 공정을 거치면 완제품 칩이 됩니다.
이 패키징 단계에서 삼성전기가 만드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가 쓰이는 건데요.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에서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핵심 기판입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390만 개의 칩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율을 보수적으로 50%라고 가정할 때 연평균 880만 개의 칩이 출하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죠.
오는 2034년엔 1,260만 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7년 동안 총 6,100만 개로 예측되고요.
올해 삼성전기의 테슬라 매출은 6,080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하는 규모인데요.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 외에도 MLCC와 카메라 모듈을 테슬라에 납품하거든요.
테슬라 매출이 오는 2034년에는 2조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테슬라에 납품하는 제품 중 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이 MLCC로 꼽히는데, 업황도 개선되고 있다고요?
MLCC는 쉽게 말해 '댐' 역할을 합니다.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일정량씩 내보내기 때문인데요.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죠. IT용과 전장용, 산업용으로 구분합니다.
크기도 머리카락보다 얇아서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요.
전기차 한 대에는 2만~3만 개가 들어가고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기반 AI 서버에도 일반 서버보다 약 10배 많은 MLCC가 필요합니다.
크기는 작아도 전자기기에 빠질 수 없는 부품인 만큼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립니다.
최근 AI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기가 호황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삼성전기의 MLCC를 맡은 컴포넌트 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45%가 넘는데요.
실제로 삼성전기의 MLCC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98%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엔 85%였는데요. 1년 만에 13%p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적은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 겁니까?
삼성전기는 올해 전장과 AI 서버용 부품으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트폴리오에서 저성장 분야인 IT 비중을 낮추고,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삼성전기가 분야별로 MLCC 연평균 성장률을 제시했습니다.
IT용은 2%에 그치는 반면, AI 서버용은 6%, 전장용은 11%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올해 전체 매출을 11조 690억 원으로 관측합니다.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수치인데요.
특히 내년에 MLCC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전기차 비중이 많아지고,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미 올해 하반기 가동률도 최대치인 96~98% 수준으로 점쳐지고요.
KB증권은 "톱티어 업체들의 가동률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에 연말·연초 MLCC 가격 인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테슬라가 자율주행부터 로보틱스까지 피지컬 AI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죠.
삼성전기가 테슬라의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호재로 꼽힙니다.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1,429억 달러(약 196조 원)에서 2030년 8,378억 달러(약 1,150조 원)로 성장할 전망인데요.
내년에 삼성전기가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신규 고객사 공급도 시작될 것이란 가능성까지 점쳐집니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