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금융투자업계, 모험자본 공급에 앞장서야"

입력 2025-09-08 09:30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업계 CEO들에게 자본시장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이 원장은 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26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금융투자협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동산 PF와 대체투자에 쏠린 관행에서 벗어나 혁신·벤처기업 등 미래 성장산업에 과감히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며 “이는 정책 지원이 전제될 때만 고려하는 선택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의 본연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업계의 책임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외형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장과 투자자 편익 제고 필요성을 지적했다.

아울러 간담회에서는 ▲투자자 보호 강화 ▲내부통제 체계 확립 ▲불공정거래 근절 ▲퇴직연금 시장 신뢰 제고 등 자본시장 전반에 걸친 현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 원장은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임직원조차 이해하기 어렵거나 가족에게 권하기 힘든 상품은 판매를 지양해야 한다”며 “CEO가 상품 설계·판매·운용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질적 내부통제 체계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 원장은 “단기 성과를 위해 내부통제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향후 회사의 위험 수준과 내부통제 실태에 따라 감독을 차등화할 방침이다.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은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며 시세조종·불법 리딩방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업계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퇴직연금이 준공적연금으로 기능하는 만큼 가입자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며 가입자 중심의 상품 설계와 판매 혁신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제도적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CEO들은 ▲AI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의 자금 흐름 지원 ▲고객 우선 원칙에 입각한 투자자 보호 ▲BDC 법안·종투사 인가를 통한 자금조달 기반 마련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 및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을 건의했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업계 의견에 감사드린다”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현장과 괴리되지 않는 감독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