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별이 된 '은마'...요동치는 강남 재건축

입력 2025-09-04 17:25
수정 2025-09-04 17:38

강남 재건축을 상징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다른 강남 재건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어려움을 겪던 상징적인 단지가 재건축의 첫 단추를 끼우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 나왔습니다. 신 기자, 직접 다녀왔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은마아파트 공인중개업소를 찾았는데, 분위기는 고무적이었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새 조합원 입주권이 5건이나 거래됐다"며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조합원 입주권을 산다는 건 앞으로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거든요.

실제로 은마 아파트 매도호가는 6·27 대출 규제 직전 고점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전용면적 76㎡ 매물이 대출 규제 이후 35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정비계획 변경안 통과 발표가 나오면서 36억5천만 원으로 오른 상태입니다.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데,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습니까?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 지역 단지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단지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은마아파트는 역세권 특례를 활용해 최고 높이가 49층으로 높아졌습니다. 대신 전체 6천여 가구 중 공공분양으로 1천 가구를 공급합니다.

역세권 특례는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에 정비구역 절반 이상이 포함된 사업장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제도입니다.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거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용적률을 올리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서울시가 재건축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적극 내놓으면서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나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 재건축 단지는 신고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은마아파트가 있는 대치동보다 상급지로 평가받는 압구정이나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 중인 잠실 지역 분위기도 뜨거운 것 같습니다.


강남 재건축 상급 지역으로 평가받는 압구정에서는 가격이 더 오를 거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압구정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대아파트 가격이 한참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잠실도 분위기가 좋습니다. 재건축 8부 능선인 사업시행 인가를 앞두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도 대출 규제 이후 가격이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대출 규제 직전 전고점을 회복하는 건 시간 문제란 평가가 나옵니다.



잠실5단지 안에 있는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고점을 찍지 않을까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연쇄적으로 지역 집값 시세를 높이는 결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신축 공급이 더딘 상황에서 투기 수요 유입으로 강남 주택 가격을 불안정하게 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앞으로 남은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려면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여러 행정 절차를 더 거쳐야 합니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구요.

이후 철거와 착공, 준공까지는 약 4년이 더 필요합니다. 별다른 갈등이나 변수가 없어도 새 은마아파트에 실제 입주할 때까지 앞으로도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쪽을 취재해 봤는데, 조합 측은 재건축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서울시의 새로운 규정을 최대한 활용해서 6년 안에 입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