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40년 뒤 나랏빚 3배“

입력 2025-09-03 17:32
수정 2025-09-03 17:43

정부가 앞으로 40년 뒤 국가채무에 대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지금처럼 인구가 줄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추세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40년 후엔 나라빚이 지금보다 3배 급등할 것이란 암울한 경고인데요.

또 국민연금은 2064년 바닥이 나고, 건강보험도 8년 후엔 준비금이 다 소진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습니다.

세종 스튜디오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우선 나랏빚 전망, 얼마나 더 안 좋아진 건가요?


네, 기획재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미래 재정 위험을 진단하기 위해 5년마다 한번씩 '40년 장기 재정전망'을 하고 그 내용을 국회에 보고하는데요.

오늘 발표된 국가채무 전망 결과를 보면 5년 전 보다 크게 악화됐습니다.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와 경제 성장률 둔화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40년 후인 2065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56.3%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인데요.

2020년 전망인 81.1%보다 75%포인트 가량 껑충 뛴 수준이고요. 올해 국가채무비율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아진 수치입니다.

정부의 나랏빚 전망이 어두워진 건 갈수록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돼 복지비용 등 의무지출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GDP 대비 의무지출 비중은 올해 13.7%에서 2065년 23.2%까지 급증할 전망입니다.


저출생·고령화로 청년·미래 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나랏빚 더미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 재정 역시 고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우선 국민연금은 현 상황을 유지하면 2048년부터 적자가 시작되고 2064년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국민연금 고갈 시기는 5년 전 장기재정전망 때보다 8년 늦춰진 건데요.

올해 3월 여아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결과입니다.

하지만 기금 고갈 시점만 늦췄을 뿐 연금구조개혁은 미뤄지면서 40년 후 GDP 대비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5%까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국민연금 이외에 다른 주요 공적연금·보험도 40년 내 순차적으로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건강보험의 경우 당장 내년 적자로 돌아서 8년 뒤 2033년 준비금을 소진하게 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역시 내년 적자 전환에, 5년 후인 2030년 준비금 고갈이 예고됐습니다.


이처럼 국가채무가 늘어날 경우 대외신인도는 물론, 금융시장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큰데요. 정부가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일단 장기재정전망은 40년간 제도변화가 없다는 가정을 전제로 국가 재정상태를 예측한 것이고요.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40년 동안 인구를 늘리거나 성장률을 높이는 데 힘쓴다면 국가채무비율은 133%로 현상 유지 때보다 최대 23%포인트 더 낮아지게 되고요.

반대로 지금보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해진다면 17%포인트 더 올라 173%까지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또 의무지출 절감폭을 15%로 확대한다면 국가채무비율을 105%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했습니다.


실제 미래 세대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과감한 의무지출 제도개선과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정부도 최근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지 않았습니까?


네 맞습니다. 최근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부족한 세수를 보완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며 그 내역까지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70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는 정작 칼을 대지 못했습니다.

교육교부금은 의무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예산이 남아 돌아 방만운영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내년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손을 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의무지출 구조조정은 각종 선거 표심을 의식하지 않고 기득권 저항을 돌파하겠다는 정권의 의지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만큼, 40년 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150%선을 웃도는 시나리오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