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로봇에 이어 자율주행차까지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투자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신사업으로 연간 매출 8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LG이노텍이 투자한 기업, 어떤 기술에 강점이 있습니까?
스마트레이더시스템(SRS)인데요, '4D 이미징 레이더'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기존 3D 레이더보다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기술입니다.
거리와 속도, 방향에 더해 높이까지 인지합니다. 물체를 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죠.
바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인데요.
카메라만으로는 비나 눈이 오는 악천후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죠. 그래서 레이더나 라이다(LiDAR) 같은 보조 센서가 필요한 겁니다.
덕분에 어둡거나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어제(2일)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59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이고요. 보통주 기준 지분 4.9%를 확보했습니다.
이 소식에 오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주가가 한때 25% 가까이 급등했는데요. 현재는 10% 안팎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0년 자율주행차용 레이더를 처음 양산했는데요.
이번 투자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고성능 레이더 핵심 기술을 보유하게 됐죠.
레이더와 라이다, 카메라 모듈 등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센싱 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LG이노텍이 로봇 사업에도 뛰어들었는데,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레이더 기술도 쓰이는 겁니까?
LG이노텍이 로봇에도 레이더를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우선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점찍은 분야가 크게 3가지입니다.
모빌리티 전장 부품, 반도체 기판, 로봇인데요.
스마트레이더시스템 투자는 일단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지만요.
LG이노텍 관계자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로봇, 항공 등으로 레이더 기술 적용 분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로봇의 '눈'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LG이노텍은 미국의 로봇 기업 '피규어AI'와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을 잡았습니다.
특히 피규어AI는 기업가치만 39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4조 원에 달하는데요.
LG이노텍이 지난해 115억 원을 투자했고요.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도 피규어AI에 처음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샘플을 양산하는 단계로 파악되는데요. 공급 시기는 연말이나 내년 초로 전망됩니다.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와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는데요.
카메라뿐만 아니라 3D 센싱 모듈 등 다양한 센싱 부품이 하나의 모듈에 집약된 형태입니다.
나중에 여기에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레이더 기술 등이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고요.
현재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탑재되는 '비전 센싱 모듈'을 만들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의 상반기 실적은 부진한데, 신사업으로 반등을 노리는 거군요?
LG이노텍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LG이노텍의 주력 제품은 '카메라 모듈'입니다. 최대 매출처는 단연 '애플'이죠.
하지만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중 비중이 77.4%입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7%p 올랐는데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만 무려 80%가 넘었습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 광학솔루션 부문인데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0.55%에 그쳤습니다. 1년 만에 6배 이상 떨어진 건데요.
이 부문 영업이익이 398억 원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3% 감소했습니다.
중국 경쟁사들이 애플 공급망에 대거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LG이노텍이 이제 카메라 모듈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래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신사업에 진출한 것이고요.
LG이노텍은 신사업으로만 오는 2030년까지 매출 8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체적으로 전장 부품 5조 원, 반도체 기판 3조 원으로 배분했고요. 로봇 등 기타 사업을 통해 플러스알파 규모로 늘릴 예정인데요.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돼 내년에는 성장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