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빵에 '우르르'..."올라도 너무 올랐다"

최근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가 시중 빵 가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990원 빵'을 팔아 인파가 몰리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실제로 빵값이 6개월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작년보다 6%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의 3배 이상이다.

SKT의 통신 요금 인하 정책 효과를 제외하고 통계청이 추정한 소비자 물가상승률(2.3%)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다.

빵 가격이 이렇게 훌쩍 뛴 것은 2023년 7월(8.6%)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빵값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1% 미만 상승률을 기록하다, 12월 3.3%, 올해 1월 3.2%, 2월 4.9%로 오르더니 3월부터는 6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3월에 6.3%로 껑충 뛰었고 4~7월은 각 6.4%였다.

실제 원재료 값이 오르긴 했다. 밀가루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에 2022년 작년 동월 대비 45.5%까지 급등했다가, 2023년 9월에는 -3.8% 하락했다.

2024년 9월 이후에는 -1.4%∼0.1% 움직이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높다.

달걀 가격도 지난 4월 이후 계속 올랐고 8월에는 작년 같은 달보다 8.0%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출고가 인상이 누적돼 반영되고 있으며,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빵값이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공정거래위원회 의뢰로 펴낸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 경쟁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29로, 미국(125), 일본(120), 프랑스(118)보다 높았다.

100g당 평균 빵 가격도 한국(703원)이 프랑스(609원), 미국(588원), 호주(566원)보다 비쌌다.

보고서에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매출은 2020년 약 6조240억원에서 2022년 약 7조5천700억원으로 2년 사이 25.7%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에서 4천700억원으로 75.3% 늘었다.

양산빵의 1kg당 생산 단가는 2020년 2천9원에서 2022년 4천534원으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판매단가는 2천485원에서 5천591원으로 뛰어서 생산 단가와의 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결론을 비공개한 이 보고서는 설탕·계란·우유 등 주요 원재료가 가공·유통되는 과정에서 시장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빵 소매 시장에서 SPC삼립의 매출액 점유율이 80%나 돼 사실상 독점력이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공정위는 지난 4월부터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등 주요 식품업체 현장조사에 나서 빵·과자류 출고가 인상을 하며 담합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대한산란계협회가 고시가격을 회원사에 따르도록 강제해 계란 가격 상승을 유도했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