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가제 방불"…러-우 전쟁 北파병군 참상 '끔찍'

입력 2025-09-01 10:16
적에게 포위시 자폭·맨몸 지뢰해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이 '가미카제'(자살특공대)를 방불케 하는 자폭 전술로 목숨을 잃은 정황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1일 조선중앙TV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의 전투 영상 기록물을 지난달 31일 저녁 공개했다.

매체는 앳된 얼굴의 부상병들이 포로로 잡히기 직전 투항하는 대신 자살하거나, 동료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목숨을 끊은 사례를 열거하며 "영웅적 희생정신"이라고 언급했다.

청년동맹원 윤정혁(20)·우위혁(19)은 "적들의 포위에 들게 되자 서로 부둥켜안고 수류탄을 터뜨려 영용하게 자폭했다"고 추켜세웠다.

북한은 병사들이 '인간 방패'로 소모된 사실도 스스로 드러냈다.

청년동맹원 림홍남(20)은 "통로개척 임무를 받고 지뢰해제 전투를 벌리던 중 습격 개시 시간이 박두하자 지뢰원구역을 달리며 육탄으로 통로를 개척하고 장렬하게 전사"했다고 한다. 노동당원 함정현(31)은 "습격전투 과정에서 적 자폭 무인기를 한몸으로 막아 15명의 전투원들을 구원하고 장렬하게 전사"했다.

매체는 이런 전사자들의 이름 수백 개를 자막으로 띄운 뒤 "그렇게 바쳐진 청춘은 아까운 생의 내일은 끝이 아닌 빛나는 영생의 시작이었다"고 칭송했다.

북한군은 사망자가 속출하는 전선에서도 지속해서 사상교육를 지속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파병군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사기 진작을 독려했다.

TV가 공개한 한 편지에서 김 위원장은 "만리이역에서 조국의 명령에 충직하려 앞다투어 용감하다 희생된 장한 우리 군관 병사들의 명복을 빌고 또 빌겠소"라며 "시신을 정히 수습했다가 승리한 후 반드시 꼭 나에게 데려와야 하겠소"라고 썼다.

올해 1월 1일 신년 편지에선 "동무들이 간고한 전투 포화 속을 헤치며 피를 바쳐 조국의 번영과 명예를 지켜주고 있기에 나라의 발전 환경은 굳게 지켜지고 있다"며 "제발 모두가 무사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파병군 참상은 그동안 북한 내부에선 주민들에게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