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약세' 9월 맞은 코스피, 미국발 악재 여전

입력 2025-09-01 08:19
수정 2025-09-01 08:22


코스피가 '계절적 약세'로 악명 높은 9월 첫날을 맞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관련 불확실성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규제 위협도 여전하다.

1일 국내 증시는 이번 주 후반 나올 미국 고용지표 관련 동향을 관망하면서 주말새 나온 악재를 소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31포인트(0.32%) 내린 3,186.01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3천66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천297억원과 625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지난주 말에 뉴욕 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나란히 하락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2.02포인트(0.20%) 내린 45,544.88에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0.64%와 1.15%씩 내렸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적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시험 중이란 소식이 미국 기술주 주가에 타격을 줬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3% 넘게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0개 구성 종목 중 하나를 뺀 전부가 하락해 3%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AI 칩 관련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한국 증시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으로의 장비 반입에 대한 포괄적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예고한 것도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2022년 10월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사실상 금지했는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자격이 있는 업체는 미국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중국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 상무부는 연방관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이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도록 한 포괄 허가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향후 중국 내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계절적으로도 미국과 한국 증시는 보통 9월에 약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2000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은 1.5%이고, 2020년 이후만 보면 평균 수익률이 -4.2%였다"면서 "코스피도 2000년대 9월 평균 수익률 -1.5%, 2020년 이후 9월 수익률 -4.7%로 2024년을 빼고 매번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주 초반 코스피 3,200선 돌파 시도가 가능하지만, 전고점 돌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3,200선을 상회하면 단기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코스피 3,200선에서는 추격매수를 자제하고 3,100 이하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분할매수에 나서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9월 코스피 밴드(변동폭)로 2,950∼3,300을 제시하면서 "실적 대비 저평가주와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철강, 비철목재, 소매(유통), 건설 등에서 단기 트레이딩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